“거실서 옷 갈아입다 날벼락”… 12만 대 해킹 영상, 해외 사이트서 ‘야동’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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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서 옷 갈아입다 날벼락”… 12만 대 해킹 영상, 해외 사이트서 ‘야동’ 됐다

2025. 12. 01 12:5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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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집·매장 등 무차별 해킹

비밀번호 ‘0000’ 등 보안 취약점 노려 단순 시청자도 처벌 대상

초기 비밀번호의 허점을 노려 12만 대의 IP카메라를 해킹하고, 사생활 영상을 해외 성착취물 사이트에 판매한 평범한 회사원 등 4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국내 가정집과 사업장 등에 설치된 IP카메라(인터넷 연결 카메라) 12만여 대가 무방비로 해킹당해 사생활 영상이 해외 성착취물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검거된 피의자 중에는 평범한 직장인도 포함되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해킹 피의자 4명을 검거하고, 이 중 3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직장인·자영업자가 주도한 ‘디지털 관음’, 가상자산 노렸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고도의 전문 해커 조직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회사원과 무직자 등이었다.


무직인 A씨는 IP카메라 6만 3천 대를 해킹해 확보한 영상으로 545개의 성착취물을 제작했다. 이를 해외 유료 사이트에 판매해 3천500만 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챙겼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알려진 B씨 역시 7만 대의 카메라를 해킹, 648개의 영상을 제작 및 판매해 1천800만 원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


이들이 제작해 유포한 영상은 해당 해외 사이트(C 사이트)에 최근 1년간 게시된 전체 물량의 62%에 달할 정도로 방대했다. 이 밖에 자영업자 D씨와 직장인 E씨도 각각 1만 5천 대와 136대를 해킹해 영상을 불법 보관하다가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범죄 수익 환수를 위해 국세청에 과세 자료를 통보한 상태다.


초기 비밀번호가 화근… ‘정보통신망 침입’ 명백한 범죄

이번 대규모 해킹 사태의 원인은 ‘단순한 비밀번호’였다. 피의자들은 자동화된 프로그램을 이용해 초기 설정 비밀번호(0000, 1111)나 단순한 숫자 배열을 사용하는 카메라를 무작위로 탐색해 접속 권한을 탈취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러한 행위는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 위반에 해당한다. 법원은 "타인의 IP카메라에 정당한 접근 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권한을 넘어 침입하는 행위"에 대해 정보통신망 침입죄를 적용해 엄격히 처벌하고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고단730 판결 참조). 설령 사용자가 비밀번호를 변경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무단 접속 자체가 명백한 불법행위라는 것이 사법부의 판단이다.


나아가 해킹으로 취득한 영상을 영리 목적으로 판매한 행위는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 등 이용 반포죄’가 적용되어 가중 처벌을 받게 된다. 특히 피해자 중 미성년자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 청소년성보호법에 따라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다.


“보는 것도 공범”… 구매자 수사 확대 및 2차 가해 차단

경찰은 영상 제작·판매자뿐만 아니라 구매자에 대해서도 칼을 빼 들었다. 해당 사이트에서 성착취물을 구매하거나 시청한 3명이 추가로 입건되어 수사를 받고 있다.


현행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4항은 불법 촬영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수원고등법원 2022노853 판결 참조). 단순히 호기심에 시청했다 하더라도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없는 셈이다. 민사적으로도 피해자는 유포자에 대해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20가단127583 판결 참조).


경찰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확인된 피해 장소 58곳에 대해 비밀번호 변경 등을 안내했다. 또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C 사이트 접속 차단을 요청하고, 해외 수사기관과 공조하여 해당 사이트 폐쇄와 운영자 검거를 추진 중이다.


박우현 경찰청 사이버수사심의관은 “IP카메라 해킹은 개인의 사생활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심각한 범죄”라며 “반드시 비밀번호를 특수문자를 포함한 8자리 이상으로 변경하고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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