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어린이날마다 '장난감 유해물질 사건'이 반복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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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어린이날마다 '장난감 유해물질 사건'이 반복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2020. 05. 05 15:54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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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반복되는 어린이 장난감 발암물질 사건

지난해 발암물질 기준치 2473배 넘긴 업체, 올해는 유해물질 295배

정부의 관리가 중요한데, 담당부서는 "같은 업체가 반복 위반하는 줄 몰랐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실적을 홍보하며 배포한 보도자료 속 한 제품. 올해 한국소비자원은 똑같이 홍보용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같은 회사 제품이 또 들어가 있었다. 연거푸 단속됐지만, 이 업체에 대한 처벌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이유는 정부가 이들 업체가 두 번 연속해서 단속됐는지조차 모르고 있었기 떄문이다. /한국소비자원, 편집=안세연 기자

또다. 또 어린이 장난감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 이번 어린이날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국소비자원 검사 결과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용 인형 16개 중 9개에서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이 나왔다. 언젠가 봤던 기사 래퍼토리다.


이런 류의 기사는 지난해 어린이날에도, 그 한 해 전 어린이날에도 똑같이 보도됐었다. "검사를 해봤더니 절반 이상에서 문제가 발견됐다"는 대목까지 판박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올해 적발된 업체가 상습 위반 업체라는 데 있다. 로톡뉴스 취재 결과 이번에 적발된 업체 중 한 곳은 바로 작년에 카드뮴 기준치의 2473배를 넘는 인형을 팔았다가 적발된 업체였다. 다른 사업체는 12번 연속 적발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어린이날마다 똑같은 업체가 비슷한 문제로 '도돌이표'를 찍고 있지만, 정작 단속 당국은 같은 업체가 매년 반복돼 적발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매년 반복되는 발표⋯ "절반 넘는 장난감에서 유해물질 검출", 같은 업체 걸리고, 또 걸리고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3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사람 모양의 인형에서 유해물질이 나왔다"고 밝혔다. 검사 대상이던 16개 제품 중 9개에서 유해물질이 나왔다. 검출된 유해물질은 간 손상 등을 불러일으키는 프랄레이트계 가소제와 1급 발암물질인 카드뮴 등이었다. 문제가 된 제품은 모두 2만원 이하의 값싼 중국산 수입 제품이었다.


해당 제품을 판매한 업체 중 '태성상사'는 불과 일 년 전 같은 문제로 빈축을 샀다. 당시 카드뮴 기준치의 2473.3배를 초과하는 장난감을 판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에도 어김없이 낙제점이었다. 지난번과 '판박이' 공주 인형 제품을 내놓으면서도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기준치의 295배를 넘겼다. 심지어 올해에는 법적 의무인 KC마크 인증도 받지 않았다.


이번에 적발된 총 7곳의 업체 중 4곳은 과거에도 어린이에게 위험할 수 있는 성분으로 문제를 일으킨 업체였다. 제품안전정보센터에 공개된 내용을 종합하면 '푸른팬시'가 총 12건으로 가장 많았다. '주식회사 대성상사'가 4건으로 뒤를 이었고, 그외 '태성상사'가 3건, 'SF유통'이 2건이었다.


최재윤 변호사 "곧바로 업체 처벌하지 못하는 현실적 이유 있어"

문제가 될 때마다 해당 업체들이 받은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쳤다. 이번에도 해당 제품의 판매 중지, 환불을 권고하는 정도였다. 법률사무소 사람들의 박지애 변호사는 "해당 업체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아직 법안으로 구체화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어째서일까.


법무법인 태일의 최재윤 변호사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장난감을 만드는 물질이 점점 다양화되면서 새롭게 유해물질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고, 해외에서 유해물질이 아니라고 했다가, 입장이 바뀌면서 우리나라도 여기에 맞추는 경우 등도 있다"며 이 때문에 "유해물질이 나왔다고 해서 즉시 형사처벌을 하는 건 부당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태일‘의 최재윤 변호사,’ 법률사무소 사람들‘의 박지애 변호사, ‘법무법인 서울’의 이장우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 서울의 이장우 변호사도 "(적발) 당국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기엔 업체 측이 이러한 특별법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고, 법령 위반의 유형이 다양하고 복잡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우리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은 KC마크를 받는 등 법적 의무를 다했다면 해당 기업이 자체적으로 시정할 수 있도록 하고있다. 이번과 같이 '권고'가 먼저고,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명령'도 따르지 않는다면 그땐 형사처벌이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하지만 애초부터 KC마크도 받지 않는 등 법적 의무를 어겼다면 곧바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올해에도 비슷한 문제를 일으킨 동시에 KC마크 의무를 위반한 '태성상사'가 대표적이다. 최 변호사는 "해당 업체의 사업주는 곧바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며 "처벌은 마찬가지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고 했다.


이장우 변호사도 "KC마크 등 안전 인증을 받지 않았거나, 거짓된 방법으로 받은 업체는 (곧바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변호사들은 "철저한 정부 관리" 당부했지만⋯ 담당 부서는 "몰랐다, 파악하지 못했다"

최재윤 변호사는 "법적 처벌 이전에 중요한 문제가 있다"며 "철저하고 신속한 정부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지난 4일 로톡뉴스는 담당 부서에게 직접 물어봤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이 상습적으로 적발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특히 '태성상사'가 지난해에도 '판박이' 공주 인형 제품을 판매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였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몰랐다"였다. '이번 사건 담당 부서인 한국소비자원 화학환경팀은 같은 업체가 계속해서 적발되고 있는 실상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해당 팀장은 로톡뉴스와 통화에서 "(해당 업체들이 반복해서 적발되고 있는지) 몰랐다"며 "그런 내용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오히려 담당부서 팀장은 기자에게 "어디서 이런 내용을 확인했냐"며 되물었다. 누구나 확인이 가능한 제품안전정보센터 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거듭 질문했으나, 역시 한국소비자원 시험검사국 화학환경팀 팀장은 "(그런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업체가 반복적으로 적발된 경우 더 강한 처벌이 가능한 지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하지만 보도자료에도 명시된 담당부서 팀장은 "법적 사항 관련 문의는 제품안전팀에 문의해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제품안전팀은 "담당부서는 화학환경팀"이라며 서로 책임을 미뤘다.


결국 국가기술표준원 생활제품안전과와 겨우 연락이 닿았다. 하지만 역시 담당 연구관과 통화는 하지 못했다. 전화를 대신 돌려받은 다른 직원은 "담당 연구관이 연가를 냈다"고 설명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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