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인파 향해 시원하게 '노상방뇨'한 남성… 공연음란죄일까, 경범죄일까
출근길 인파 향해 시원하게 '노상방뇨'한 남성… 공연음란죄일까, 경범죄일까
대범한 노상방뇨
목격자 "다들 불쾌해해"

출근길 꽉 막힌 도로 위, 수많은 사람을 마주 보고 노상방뇨를 하는 남성 모습. /보배드림 인스타그램
27일 아침, 평범한 출근길은 한 남성의 기행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현장이 됐다. 차를 타고 출근 중이던 A씨는 창밖을 보다가 두 눈을 의심했다. 길가에 선 한 남성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방향을 정면으로 향한 채 버젓이 소변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가 불쾌해지는 상황이었다"며 "이런 행동은 당연히 공연음란죄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백주대낮에, 그것도 인파가 몰리는 출근길에 사람들이 보이는 방향을 향해 볼일을 본 이 남성. A씨의 말처럼 무거운 형사 처벌 대상이 될까.
방뇨 방향만으론 '공연음란죄' 단정 어려워
법조계는 "사람들이 보이는 방향으로 소변을 봤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곧바로 공연음란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노상방뇨가 단순한 생리적 현상의 해소였는지, 아니면 성적인 의도가 다분한 음란 행위였는지에 따라 법적 운명이 완전히 갈리기 때문이다.
형법상 공연음란죄는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상태(공연성)에서 일반인의 성욕을 자극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음란성)"를 할 때 성립한다.
출근길 거리라는 장소적 특성상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공연성'은 쉽게 인정된다. 문제는 이 남성의 방뇨가 과연 법이 정한 음란한 행위에 해당하는가이다.
대법원은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주는 정도에 불과하다면 공연음란죄가 아니라 경범죄처벌법상 '과다노출'이나 '노상방뇨'에 해당한다고 본다.

소변 흔적, 바지 내린 정도⋯ 유무죄 가르는 법원의 '현미경' 잣대
실제 법정에서는 행위의 구체적인 모습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고 유무죄를 가른다. 단순히 소변을 보고 지퍼를 올린 것에 불과하다면 경범죄에 그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법원이 음란 행위로 보고 징역형이나 무거운 벌금형을 선고한 사례들에는 명확한 공통점이 있다.
▲현장에 소변을 본 흔적이 아예 없거나 ▲소변을 보는데 굳이 바지와 속옷을 허벅지나 무릎까지 훌렁 내리거나 ▲사람들을 향해 성기를 꺼내 흔들고 자위행위를 한 경우다.
즉, '볼일'을 핑계 삼아 고의로 신체를 노출하고 타인에게 수치심을 주려 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어야만 형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된다.
'벌금 10만원' 민폐남이냐, '성범죄자' 꼬리표냐
만약 블랙박스나 CCTV 확인 결과 이 남성의 행위가 단순 노상방뇨를 넘어선 공연음란죄로 인정된다면 1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통상 초범이라도 100만~300만 원 수준의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
더 치명적인 것은 전과 기록이다. 공연음란죄는 성폭력처벌법상 성폭력 범죄에 해당한다. 유죄가 확정되면 평생 성범죄 전과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하는 중범죄다.
반면, 단순히 급한 생리 현상을 참지 못해 최소한의 노출로 소변만 보고 끝난 경우라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에는 경범죄처벌법이 적용돼 1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과료 등 가벼운 제재에 그치게 된다.
길거리에서 바지를 내린 한 남성의 아슬아슬한 일탈. 그가 단순한 '민폐남'으로 10만 원의 범칙금을 내고 끝날지, 아니면 평생 성범죄자라는 낙인을 안고 살아갈지는 그날 아침, 그의 구체적인 손짓과 노출 정도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