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모를 세입자의 요구⋯벌레 때문에 못 살겠으니 1700만원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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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모를 세입자의 요구⋯벌레 때문에 못 살겠으니 1700만원 달라고?

2019. 11. 14 18:39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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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나와 못 살겠다" 세입자 연락에 2차례나 방역 지원

지속적인 세입자 하소연에⋯보증금 돌려주며 이사비용 2배로 줘

이사 나간 세입자, 태도 돌변 "여전히 벌레 나오니 정신적 보상해라"

선의로 세입자 요구를 아낌없이 들어주다 분쟁에 휘말린 집주인이 있다. 이사간 세입자가 벌레로 인한 정신적인 피해를 보상하며 179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선의로 세입자 요구를 아낌없이 들어주다 분쟁에 휘말린 집주인이 있다. A씨는 세입자 B씨와 '벌레' 문제로 갈등 중이다. B씨가 A씨 소유 집에 세입자로 들어오고 2달이 지났을 무렵이다. B씨는 집에서 가루진드기와 먼지다듬이 등 벌레가 나온다고 A씨에게 연락을 했다. A씨는 방역업체를 불러 2차례 방역 서비스를 받도록 지원했다. 업체가 "벌레를 완벽하게 퇴치하는 게 어렵다"고 하자 B씨는 "또 생기면 그땐 자비로 방역을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B씨는 이후에도 벌레가 나와 못 살겠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A씨는 안타까운 마음에 보증금과 함께 이사 비용을 두 배로 쳐서 B씨에게 건넸다. B씨는 방역업체가 가구를 계속 사용해도 된다고 말했지만 모두 A씨 집에 둔 채 이사를 나갔다. B씨는 헤어지면서 "A씨의 좋은 마음을 느꼈다"고 말하며 훈훈하게 헤어졌다.


A씨는 그렇게 B씨와의 인연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B씨는 이사간 지 2주만에 또 동일한 벌레가 나온다며 A씨에게 항의했다. B씨는 버리고 간 가구를 비롯해 벌레로 인한 정신적 피해 보상까지 총 179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B씨는 소송도 생각하고 있다. B씨가 들어오기 전에 그 집에서 살았던 사람들에게 A씨가 물어보니 "벌레가 없었다"고 말한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벌레 발생 이유 명확하지 않아⋯내용증명 등을 통해 방어해라"

법무법인 서울의 이장우 변호사는 "임차인(세입자)이 손해배상청구를 할 경우, 집주인이 손해의 발생과 관련한 집주인의 과실과 세입자의 손해를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집주인 A씨는 ① 이전 세입자의 경우 벌레 문제가 없었다는 점 ② B씨가 입주한 다음 발생한 문제라는 점 ③ B씨가 이사간 집에서도 벌레 문제로 힘들어한다는 점 등을 통해 적절히 주장하라"며 "1790만원은 지나치게 과다하는 부분을 주장하고 객관적 자료(방역업체 계약 등)를 제출하여 방어하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인순 변호사도 "B씨가 집주인 A씨를 상대로 소송에서 이기려면 입증해야 할 것이 있다"며 "문제의 벌레가 집주인 A씨의 집에서 서식하였다는 점인데, 입증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변호사는 "청구금액이 1790만원이라고 하는 것은 매우 과하다고 보인다"며 "내용증명을 발송해서 입장을 표명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내용증명은 법적인 효력은 없지만 상대방에게 주장하려는 사실을 적어 상대방에게 통보했다는 걸 우체국이 공적으로 입증해주는 방법이다. 상대방이 "그런 말 들어본 적 없다"고 발뺌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서울종합법무법인의 서명기 변호사는 "벌레들이 어떠한 이유로 발생하게 되었는지 명백하지가 않아 세입자가 소송을 진행한다고 하여도 1790만원이 전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보인다"며 "변호사와 상담한 후 내용증명을 발송하라"고 자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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