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빚 때문에 10대 두 자녀 살해하려 든 부모, 자식들 선처 호소에도 징역 3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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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빚 때문에 10대 두 자녀 살해하려 든 부모, 자식들 선처 호소에도 징역 3년 확정

2026. 03. 06 16:18 작성2026. 03. 06 16: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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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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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권자 살인미수에 처벌불원 안 통하는 이유

도박 빚을 비관해 10대 자녀 두 명을 살해하려 한 부모에게 대법원이 징역 3년을 확정했다. /셔터스톡

도박 빚을 감당하지 못해 10대 자녀 두 명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부부에게 대법원이 징역형을 최종 확정했다.


6일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살인미수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두 자녀의 목숨을 앗아갈 뻔한 사건임에도 왜 징역 3년에 그쳤는지, 그리고 자녀들의 처벌불원 의사는 왜 법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 판결의 이면을 분석했다.


"우리 손으로 멈췄습니다"…중지미수 인정됐다면?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범행을 스스로 중단했다며 형을 깎아달라고 항소했다. 이른바 형법 제26조의 '중지미수'를 주장한 것이다. 판례에 따르면 중지미수는 외부 장애가 아닌 자기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범행을 멈췄을 때만 인정된다.


만약 법원이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중지미수를 인정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 경우 장애미수(외부적 요인으로 범행을 끝내지 못한 경우)의 임의적 감경과 달리, 형을 반드시 깎아주거나 아예 면제해야 하는 필요적 감면이 적용된다.


유기징역의 경우 형기의 2분의 1까지 줄어들기 때문에, 현재 선고된 징역 3년보다 훨씬 낮은 형이나 집행유예로 풀려날 가능성도 높았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A씨가 자의적으로 범행을 멈췄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를 배척했고, 대법원 역시 이 판단이 옳다고 봤다



두 명이나 살해하려 했는데 왜 '징역 3년'일까


대중의 법 감정으로는 두 명의 자녀를 살해하려 한 죄가 징역 3년이라는 점이 쉽게 납득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법리적으로는 여러 감경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살인죄의 기본 법정형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살인미수이므로 형법에 따라 형이 줄어든다.


또한, 기소 내용에 따르면 범행이 실제 실행되지 못해 피해자들에게 실제 상해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는 양형기준상 특별감경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


도박 빚으로 인한 극단적 비관이라는 범행 동기 역시 참작 동기 살인으로 분류돼 형량을 낮추는 요인이 될 여지가 있으며, 피고인의 진지한 반성과 동종 전과가 없는 초범이라는 점 등 일반감경인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두 명이라는 점은 분명한 가중 요소지만, 두 피해자에 대한 살인미수가 '상상적 경합(하나의 행위가 여러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 관계에 있을 때는 가장 무거운 죄 하나로만 처벌하기 때문에 형량이 단순하게 두 배로 늘어나지는 않는다.


1심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해 A씨에게 징역 3년, 아내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아빠 용서할게요"…법원이 자녀 호소 외면한 이유


피해자인 10대 자녀들이 부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형사재판에서 '처벌불원'은 가해자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피해자가 그 법적 의미를 명확히 이해한 상태에서 처벌을 원치 않을 때 강력한 특별감경인자로 작용한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친권자인 부모가 보호의 대상인 자녀들을 살해하려 한 이 사건 범행에서는, 자녀인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정을 일반적인 범죄에서의 처벌불원과 동일한 양형 요소로 고려할 수는 없다"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이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부모와 자식이라는 특수한 종속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정서적으로 부모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미성년 자녀의 용서가 과연 외부의 압력 없는 진정한 자유의사에 의한 것인지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시각이다.


또한, 살인미수는 생명이라는 최고의 법익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이며, 아동학대 피해자를 공적으로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에 자녀의 용서만으로 부모의 죗값을 가볍게 덜어줄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도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 법리적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리며 징역 3년을 최종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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