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지사의 발목 잡은 '네이버 로그 기록', 그리고 일관된 진술
김경수 경남지사의 발목 잡은 '네이버 로그 기록', 그리고 일관된 진술
항소심에서도 실형⋯김경수 경남지사, 직 박탈 '위기'

'불법 여론조작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소심(2심)도 실형이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6일 2심에서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모두 유죄가 나온 1심과 달리, 2심에서는 김 지사에서 적용된 두 가지 혐의 중 하나(공직선거법)는 무죄가 나왔지만, 업무방해 혐의가 계속 유죄로 유지되면서 징역 2년형이 나왔다.
최대 쟁점이었던 "김경수 지사가 댓글 공작을 수행하는 '킹크랩 프로그램'을 참관한 사실이 있느냐"를 재판부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판시한 점이 결정적이었다.
이로써 김 지사는 경남지사 직(職)을 박탈당할 위기에 몰렸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누구라도 금고(禁錮)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현직 선출직 공무원이 피선거권이 박탈되면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김 지사가 이날 선고받은 징역 2년형은 '금고 이상의 형'이다. 따라서 대법원에서까지 이 형이 유지되면 김 지사는 경남지사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다만 서울고법 형사2부(함상훈 김민기 하태한 부장판사)는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1심에서 나온 보석 결정을 취소할 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드루킹 특검은 김경수 지사를 기소하면서 두 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①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이하 업무방해) 혐의와 ②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다.
업무방해 혐의(①)는 김 지사가 일명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부터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으로 여론을 조작했다는 것이었고, 공직선거법 혐의(②) 2017년 말 드루킹 측에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내용이었다.
앞서 1심에서는 두 가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징역 2년을 선고했었다. 하지만 2심은 업무방해 혐의(①)는 유죄로 유지하면서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②)는 무죄라고 판단했다.

이날 주목할만한 부분은 재판부가 "김경수 지사가 댓글 공작을 수행하는 킹크랩 프로그램을 참관한 사실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한 것이다. "참관한 사실이 없다"는 김 지사의 핵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의 이런 결정에는 '네이버 로그 기록'에 이유가 있다. 김 지사가 참관했다고 의심받은 날은 지난 2016년 11월 9일이었는데, 이때 인터넷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프로토타입이 시연된 로그가 네이버 서버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이 로그 기록이 드루킹 일당이 기억해낸 사실관계와 맞아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이날 언론에 공개한 별도 자료에서 "로그 기록은 그 자체로 시연을 증명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면서도 "그 로그의 존재 및 흐름이 의미를 가지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은 바로 직접 피고인에게 킹크랩 프로토타입을 시연했다는 드루킹 등의 기억과의 연관성"이라고 말했다.
드루킹 일당이 진술한 내용과 로그 기록이 상당히 일치하기 때문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드루킹의 일관된 진술을 믿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사실관계를 확정한 뒤에 정치인이 이런 행위에 가담한 것을 '정말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사회에서 공정한 여론 형성은 가장 중요한 의미가 있다. 조직 댓글 부대 활동을 용인한다는 것은 존경받아야 할 정치인으로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뒤집혔다.
사실관계 자체는 1⋅2심이 대동소이했다.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 측에 센다이 총영사로 추천해줄 수 있다는 '의사'를 타진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2심 재판부 역시 "사실"로 보았다.
하지만 그 행위가 '선거운동과 관련한 제안인지' 여부를 1⋅2심 재판부는 다르게 봤다. 1심은 그렇다고 보았지만 2심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유는 "제안이 오간 당시에 김경수 지사가 출마를 마음먹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점에 있었다. 법리적으로는 "특정 후보자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지점이다.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 측에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제안한 건 2017년 대선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다음 선거인 지방선거(2018년 6월 13일)까지는 1년 넘게 남은 시점이었다.
특검은 김경수 지사를 기소하면서 "피고인(김경수 지사)이 드루킹에게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제안한 것은 2018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에서도 계속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자리 제안의 목적을 '자신의 선거에서도 도움을 받기 위해서'라고 특정한 것이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그런 목적'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고 봤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에 당선되긴 했지만, 2017년에 김경수 지사에게 선거에 나갈 의사가 있었다고 볼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김 지사는 이날 재판을 마치고 나오면서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심경을 밝혔다.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저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 지사는 "나머지 진실의 절반은 즉시 상고를 통해 대법원에서 반드시 밝히도록 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