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죄를 사하노라" 용서를 받았어도⋯갑자기 마음 바꿔 "고소하겠다"면 막을 순 없다
"너의 죄를 사하노라" 용서를 받았어도⋯갑자기 마음 바꿔 "고소하겠다"면 막을 순 없다
미리 사과해 용서 받았지만⋯상대방이 마음을 바꿀까봐 불안한 A씨
A씨의 걱정, 실제로 현실성 있는 부분⋯다만, 참작사유로 인정 될 듯

A씨는 자기가 잘못한 일에 대해 상대방의 용서를 받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마음을 바꾸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고소하면 어떡하지?"
A씨는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얼마 전, A씨는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했다. A씨는 자기가 잘못한 일이 계속 생각나 결국 상대방에게 먼저 사과 메시지를 보냈다. 다행히 상대방은 "괜찮다. 누구나 실수 할 수 있다. 사과해줘서 고맙다"고 답장했다. 그런데도 A씨는 불안하기만 하다. 상대방이 A씨 사과를 받아주기는 했지만 마음이 바뀌어 고소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A씨는 혹시 모르는 마음에 사과를 주고받은 메시지를 캡처해 저장하고 있다. A씨가 걱정한 것처럼 상대방이 마음이 바뀌어 A씨를 고소할 수 있을까? 변호사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변호사들은 A씨가 미리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았다고 해도 고소당할 수 있다고 했다.
고은 법률사무소의 김찬협 변호사는 "고소 전 고소권의 포기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형사소송법에는 고소 취소는 가능하지만, 고소의 권리 자체가 소멸될 수 있다는 이유로 고소권 포기 규정이 없다. 즉, 고소를 하기도 전에 고소를 할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한다는 건 법률상 성립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법률사무소 저스트의 이종찬 변호사 역시 "실제 피해자가 고소하기 전에는 얼마든지 마음을 바꿔 고소할 수 있어서 '고소 전 불(不) 고소 합의'는 효력 없다"고 덧붙였다. 피해자가 고소를 하기 전에 가해자와 미리 '고소하지 않을 것'으로 합의했어도 마음 바꿔 고소해도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A씨가 용서를 받았던, 받지 못했던 상대방이 고소를 하기로 결심했다면 A씨는 고소당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A씨가 하염없이 고소당할 걱정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A씨가 친고죄(피해를 본 사람이 고소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면 고소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다. 피해자가 친고죄로 고소할 수 있는 고소 기간은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이다. 친고죄에는 비밀침해죄, 모욕죄 등이 해당한다. 만약 A씨가 이런 친고죄를 저질렀다면 6개월이 지나면 고소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과연 A씨가 상대방에게 보낸 진정어린사과는 무의미해진 걸까. 김 변호사와 법무법인 명재의 최한겨례 변호사는 "상대방이 A씨의 사과를 받아들인 메시지는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될 수 있다"고 했다. 피해자가 있는 사건에는 피해자와 합의를 형(刑)을 정하는 가장 중요한 판단 지침 사유로 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