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을 소변 검사용 컵에? "더럽진 않잖아요" 항변 통할까
호떡을 소변 검사용 컵에? "더럽진 않잖아요" 항변 통할까
새 종이컵이라도 '의료용'은 식품 용기 부적합
영업정지·과징금 등 행정처분 가능성

길거리 호떡 가게에서 병원 건강검진 때 쓰이는 '소변 검사용' 종이컵에 호떡을 담아준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첫 뇨는 버리시고 중간뇨를 받아주세요."
따끈한 호떡을 받아 든 A씨의 눈에 띈 것은 종이컵에 적힌 낯선 문구였다. 병원 건강검진 때나 보던 소변 검사 주의사항이 왜 호떡 컵에 적혀 있는 걸까. A씨는 "사용한 건 아니겠지만, 굳이 이런 컵을 써야 했나 싶다"며 찝찝함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한 길거리 호떡 가게에서 소변 검사용 종이컵을 사용해 논란이 된 이 사건, 과연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까.
새 컵이라도 안 된다… 식품 용기는 '식품용'만 써야
가장 큰 문제는 해당 종이컵의 용도다. 식품위생법은 식품을 담는 기구와 용기에 대해 엄격한 기준과 규격을 정하고 있다. 소변 검사용 컵은 애초에 식품용이 아닌 의료용 검체 채취 목적으로 만들어졌기에, 식품위생법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법률 전문가들은 "식품용 기구 기준·규격에 맞지 않는 용기를 사용해 음식을 판매하는 행위는 명백한 식품위생법 위반"이라고 지적한다. 이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불결하다"는 판단, 소비자 혐오감도 포함
"더럽지는 않잖아요?"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법이 말하는 '불결함'은 단순히 물리적인 오염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식품위생법 제4조는 불결하거나 다른 물질이 섞여 인체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소변 컵이라는 용도 자체가 주는 심리적 혐오감과 위생에 대한 불안감이 이 조항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대법원은 식품의 개념을 사회 통념과 식습관 변화에 따라 폭넓게 해석하고 있다.
만약 법원이 이를 불결한 식품 판매로 판단한다면, 처벌 수위는 훨씬 높아진다.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중형이 내려질 수도 있다.
영업정지에 과징금 폭탄까지… 사장님, '소탐대실' 주의보
형사 처벌뿐만 아니라 행정 처분도 피할 수 없다. 관할 구청 등 행정청은 해당 업소에 대해 영업정지나 영업소 폐쇄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영업정지를 대신해 최대 1억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도 있다.
결국, 종이컵 값을 아끼려다 가게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