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끊기게 비켜라" 한강 점령한 러닝크루, 어깨 치고 갔는데 '폭행죄' 될까
"흐름 끊기게 비켜라" 한강 점령한 러닝크루, 어깨 치고 갔는데 '폭행죄' 될까
산책로 3열로 막고 돌진해 시민 어깨 쳐
법조계 "부딪힐 것 알면서도 달렸다면 폭행죄 성립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최근 한 소셜미디어(SNS)에는 20명 규모의 러닝 크루가 형광 조끼를 맞춰 입고 "지나갈게요"라고 외치며 산책 중인 시민 A씨의 어깨를 치고 지나갔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놀란 A씨가 항의하자, 무리 맨 뒤에 있던 남성은 사과 대신 "운동하는 사람들 안 보이냐, 눈치껏 비켜줘야지 흐름 끊기게"라며 윽박지르고 노려본 것으로 전해졌다.
다수가 이용하는 공공장소를 전세 낸 듯한 이들의 행동은 법적으로 무사할 수 있을까.

스치기만 해도 폭행? 핵심은 '미필적 고의'
러닝 크루가 A씨의 어깨를 치고 간 행위는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를 구성할 여지가 있다. 우리 형법에서 폭행은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육체적·정신적으로 고통을 주는 유형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폭넓게 규정된다.
실제로 타인의 어깨를 밀치거나 손으로 내리친 행위를 폭행으로 인정해 처벌한 법원 판례도 존재한다.
형사처벌을 가르는 핵심 관건은 '고의성'이다. 달리다가 우연히 발생한 단순 접촉이라면 고의가 없어 처벌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무리 지어 길을 막고 달려오며 피할 틈도 없이 부딪힌 데다, 직후 일행이 적반하장식 발언을 한 정황을 종합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보행자가 비켜주지 않으면 부딪힐 것을 뻔히 알면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내달렸다면, 이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폭행으로 인정될 수 있다.
다만, 법원이 당시의 접촉을 처벌할 가치가 없는 사소한 유형력 행사로 판단할 경우에는 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다.
길막에 위협적 질주⋯러닝 크루가 법적 '선'을 넘는 순간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었더라도, 러닝 크루의 통행 방식 자체가 법의 심판대에 오를 수 있다.
우선 형법 제185조의 '일반교통방해죄' 적용을 검토해 볼 수 있다. 한강 산책로처럼 불특정 다수가 다니는 육로를 3열 종대로 꽉 채워 달려 다른 보행자의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만들었다면 범죄가 성립한다.
다만, 이 죄는 통행 방해 정도가 심각해야 하므로 일시적인 불편을 준 정도라면 처벌이 까다로울 수 있다.
또한, 다수 인원이 무리 지어 타인에게 위협적으로 달려드는 행위는 경범죄처벌법상 불안감 조성에 해당할 수 있다. 타인을 불안하게 한 행위가 입증되면 1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과료에 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