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묵 한 꼬치 3000원…단순 바가지일까, 불법 담합일까
어묵 한 꼬치 3000원…단순 바가지일까, 불법 담합일까
부산 유명 사찰 앞 어묵 한 꼬치 3000원,
'담합' 의심에 공정위 칼날 서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부산의 유명 사찰 해동용궁사 앞에서 어묵 한 꼬치가 3000원에 팔리면서 단순 '바가지요금'을 넘어 불법 '가격 담합'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한 관광객의 의심에서 시작된 이 사건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혹시 담합?"…한 관광객의 의심이 법의 심판대로
사건의 발단은 관광객 A씨의 경험담이었다. 출출함을 달래려 인근 노점에서 어묵을 주문했지만, 꼬치 하나에 3000원이라는 가격표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노점을 둘러봤지만, 결과는 같았다. A씨의 머릿속에 "이거 담합 아니야?"라는 합리적 의심이 스친 순간이었다.
원칙적으로 상품 가격은 판매자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관할 지자체 역시 "음식 판매 가격은 가게 자율이라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자유는 무한하지 않다. 여러 사업자가 암묵적으로든 명시적으로든 가격을 똑같이 맞추기로 합의하는 행위는 법이 엄격히 금지하는 '부당한 공동행위', 즉 담합에 해당한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0조는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가격을 결정해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해치는 행위를 명백한 불법으로 규정한다. 만약 해동용궁사 인근 노점들이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면, 이는 법 위반의 소지가 다분하다.
계약서 없어도 '눈빛'만 통해도 담합
법원은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당한 행위'로 판단한다. (서울행정법원 2021구합60595 판결 참고) 노점 상인들이 비밀 회동을 통해 계약서를 쓰지 않았더라도, 서로 눈치를 보며 가격을 똑같이 올리는 '묵시적 합의'만으로도 담합이 성립될 수 있다는 의미다.
A씨가 여러 노점의 가격이 모두 3000원으로 동일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담합을 의심할 매우 강력한 정황 증거다. 한 관광객의 문제 제기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촉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되는 셈이다.
'바가지'에 등 돌리는 관광객, 무너지는 도시 이미지
이러한 바가지요금 논란은 법적 문제를 떠나 지역 관광 산업 전체를 병들게 한다. 특히 관광객은 현지 물가 정보에 어두운 '정보 비대칭' 상황에 놓여 있어 부당한 가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도 관광객 끊겨봐야 정신 차릴 것", "외국인 친구가 부산 물가 비싸다고 다신 안 간다고 하더라"는 등 성토가 쏟아졌다.
한두 번의 불쾌한 경험이 쌓여 '부산=바가지'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고, 이는 결국 관광객의 발길을 끊어 지역 경제에 장기적인 상처를 남긴다. 단기적인 이익을 좇다가 도시 전체의 매력을 잃어버리는 소탐대실의 우를 범할 수 있다는 경고다.
공정위 칼날 위에 선 노점상들 해법은 없나
가격 담합 의혹은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통해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시정명령은 물론 거액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비록 지자체가 직접 가격을 통제하긴 어려워도, 행정지도를 통해 상인들의 자율적인 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소비자 단체가 물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다각적인 해법 모색이 시급하다.
이번 어묵 가격 논란은 단순히 한 관광지의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관광 문화의 신뢰도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됐다.
상인들의 자정 노력과 행정 당국의 적극적인 관심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관광객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고 즐거운 마음으로 지갑을 열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