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은 왜 구치소에서 볼펜 한 자루도 못 살까…영치금 압류되면 생기는 일
조주빈은 왜 구치소에서 볼펜 한 자루도 못 살까…영치금 압류되면 생기는 일
'박사방' 주범 조주빈, 구치소 내 사품 구매 제한 및 잦은 눈물 목격담 확산
피해자 배상명령에 따른 적법한 영치금 압류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020년 3월 25일 검찰로 송치되는 모습. /연합뉴스
텔레그램 '박사방'을 통해 끔찍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조주빈이 구치소에서 매일 눈물을 흘리며 펜 한 자루조차 마음대로 사지 못하고 있다는 목격담이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주빈하고 같은 방 썼었던 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해당 글에서 "조주빈이 점심에 글 쓸 때나 아침 저녁으로 과장 1도 없이 맨날 울었다"며 "사식이나 종이, 볼펜 등 사품(자비구매물품) 구매를 아예 못 하게 해서 살이 빠졌다"고 전했다.
조주빈은 지난 2021년 범죄단체조직 및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징역 42년이 확정됐고,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4개월이 추가된 바 있다. 여기에 미성년자 성폭행 등 혐의로 징역 5년이 대법원에서 추가로 확정됐다.
반 백 년에 가까운 도합 47년 4개월의 형을 감옥에서 살아야 하는 셈이다.
왜 펜 한 자루 못 살까? 영치금 압류의 마법
그렇다면 조주빈은 왜 자기 돈으로 기본적인 물건조차 사지 못하는 것일까. 해답은 '영치금 압류'에 있다.
영치금이란 수용자가 교정시설에 들어갈 때 지니고 있거나 외부에서 가족 등이 보내준 돈을 말한다. 법적으로 영치금의 직접 점유자는 교정시설이며, 수용자는 시설에 대해 '영치금 반환 채권'만을 가진다.
조주빈의 경우, 수많은 피해자에게 막대한 고통을 입힌 만큼 수억 원을 초과하는 피해보상명령이 떨어졌고 그 집행 과정에서 영치금 반환 채권이 압류 및 추심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피해자의 배상명령에 따라 조주빈의 영치금을 묶어버렸기 때문에 그의 영치금 잔고는 사실상 0원이 된 것이다.
영치금 잔고 0원, 감옥 안의 '경제적 사형'
영치금이 없으면 수용자의 삶은 바닥으로 떨어진다. 교도소 내에서는 영치금을 사용해 음식물, 의류, 도서, 문구류 등 사품을 구매할 수 있다.
수용자가 영치금으로 물품구입을 원할 때는 신청서에 기재해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압류로 인해 잔액이 0원이 되면 이 구매 신청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 조주빈이 사식은 물론 글을 쓸 볼펜조차 사지 못하고 구치소 밥만 먹어 살이 빠진 이유다.
외부와의 소통도 사실상 차단된다. 수용자가 외부로 편지를 보내려면 일반구매물품에 준해 영치금으로 우표를 사야 한다. 돈이 없으니 우표를 살 수 없고, 우표가 없으니 서신 발송도 막히는 구조다.
과거 헌법재판소는 구치소장이 우표를 무상으로 제공하지 않는 행위가 헌법소원 대상이 되는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국가가 범죄자에게 무료로 우표까지 쥐여줄 의무는 없다는 뜻이다.
작성자는 조주빈이 구치소 내에서 다른 수용자에게 맞거나, 매일 우는 탓에 방 사람들에게 피해를 줘 독방과 혼거실을 전전했다고 주장했다.
평생을 벽에 갇혀 지내야 하는 그에게, 볼펜 한 자루 살 수 없는 영치금 0원은 법과 제도가 내린 가장 차갑고도 합당한 대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