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복권이니 신경 꺼" 12억 당첨금 숨기고 4억 탕진한 아내... 이혼 시 재산분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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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복권이니 신경 꺼" 12억 당첨금 숨기고 4억 탕진한 아내... 이혼 시 재산분할은?

2025. 12. 11 11:4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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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당첨 사실 숨긴 아내, 남편은 빚 갚으며 생활비 대

기여도 있으면 분할 대상

이미 쓴 돈은 위자료로 청구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혼 10년 차 외벌이 가장 A씨는 빠듯한 살림에 대출금을 갚느라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을 참아가며 살았다. 아내에게 생활비로 매달 100만 원을 건네면서도 늘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에 취해 귀가한 아내가 뜬금없이 A씨에게 용돈을 쥐여줬다. 묘한 위화감을 느낀 A씨가 아내의 지갑을 열어본 순간, 그는 눈을 의심했다. 지갑 속 낯선 통장에 찍힌 잔액은 무려 12억. 아내는 3년 전 로또에 당첨되고도 이를 감쪽같이 숨기고 있었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힌다는 말이 이보다 적절할 수 있을까. A씨가 아등바등 빚을 갚는 동안, 아내는 이미 당첨금 중 4억 원을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상태였다.


배신감에 치를 떠는 남편에게 아내는 오히려 "내 복권 내가 당첨된 건데 네가 무슨 상관이냐"며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결국 이혼을 결심한 A씨, 과연 아내가 숨겨둔 나머지 당첨금을 나눠 받을 수 있을까.


"로또는 내 운" vs "생활비 댄 내 공"

통상적으로 복권 당첨금은 부부가 협력해 모은 재산이 아니라, 개인의 행운에 의한 소득으로 보아 '특유재산'으로 분류한다. 원칙적으로는 이혼 시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아내의 "내 돈이니 신경 꺼라"라는 주장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법에는 예외가 있다. 1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한 박경내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복권 당첨금은 특유재산이지만, 당첨된 이후에도 부부 공동생활을 유지했고, 다른 배우자가 그 당첨금의 유지 및 감소 방지에 기여한 바가 있다면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의 경우, 아내가 당첨 사실을 숨긴 3년 동안 홀로 외벌이를 하며 아파트 대출금과 생활비를 부담해왔다. A씨가 생활비를 책임지지 않았다면 아내는 당첨금을 헐어서 생활비로 썼을 것이다. 즉, A씨의 노동과 희생이 있었기에 아내의 당첨금이 그나마 보존될 수 있었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따라서 남은 당첨금에 대해서는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하다.


'몰래 당첨' 그 자체가 이혼 사유 될까

그렇다면 아내가 거액의 당첨금을 3년이나 숨긴 행위 자체를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있을까.


우리 민법은 부부별산제(부부 각자의 재산은 각자가 관리)를 채택하고 있어, 단순히 재산을 따로 관리하거나 숨겼다는 사실만으로는 이혼 사유가 되기 어렵다. 하지만 이 사건의 본질은 돈이 아니라 신뢰다.


박경내 변호사는 "아내가 고의로 다액의 재산을 숨긴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지만, 그 사실을 숨김으로써 부부간 신뢰가 깨졌고 혼인 관계 회복이 불가능하다면 민법 제840조 제6호(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아내가 숨긴 돈을 유흥이나 부정행위에 사용했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박 변호사는 "아내가 술을 마시고 용돈을 주는 등 유흥에 빠져 지냈다면 제1호(부정행위) 사유가 될 수 있고, 상습적인 거짓말로 고통을 줬다면 제3호(부당한 대우)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써버린 4억 원, 돌려받을 수 있나

가장 억울한 부분은 아내가 이미 써버린 4억 원이다. 한 달에 카드값으로만 2~3천만 원씩 썼다고 한다. 이 돈도 재산분할에 포함해 돌려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쉽지 않다. 박경내 변호사는 "복권 당첨금은 기본적으로 아내의 특유재산이므로, 혼자 사용했다고 해서 지출금 전액을 분할 대상으로 보고 청구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우회적인 방법이 있다. 바로 위자료다. 조인섭 변호사는 "이미 써버린 금액에 대해서는 부부 공동체에 부당하게 손해를 끼친 정황이 인정된다면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서 (아내에게) 불리하게 반영하거나, 추가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정리했다.


즉, 아내가 혼자 흥청망청 돈을 쓰며 혼인 파탄의 원인을 제공했으므로, 이에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위자료)을 청구해 금전적 보상을 받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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