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100kg 아들, 내가 죽였다"고 한 70대 노모…무죄 확정
처음부터 끝까지 "100kg 아들, 내가 죽였다"고 한 70대 노모…무죄 확정
"제3자가 현장에 있었을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1⋅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무죄 확정…사건은 미제로

거구의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노모에게 최종적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노모는 112 신고 때부터 줄곧 자신이 살해했다고 자백했지만, 법원은 증거 부족 등으로 범죄의 증명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아들이 술만 마시는 게 불쌍하고 희망이 없어 범행했다."
한 70대 노인이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법정에 섰다. 술병으로 머리를 가격한 뒤 수건으로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였다. 노모는 사건 직후 112에 신고해 범행을 자백했고, 법정에서도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1⋅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노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수사기관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은 없다"고 했지만, 법원은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결국 사건은 미제로 남게 됐다.
무죄 판결의 근거는 무엇이었을까. 1⋅2심 재판부는, 숨진 피해자가 키 173cm에 몸무게가 100kg이 넘는 거구였던 점에 주목했다. 사건 당시 76세였던 A씨가 102kg의 아들을 상대로 수건으로 목을 졸라 살해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취지였다.
지난 2020년 11월, 1심을 맡은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표극창 부장판사)는 "A씨는 범행 당시 '피해자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고 진술했지만, 숨이 막히고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가만히 있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A씨는 범행 재연 과정에서 수건으로 목을 조르는 동작 등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 하고 얼버무리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이러한 동작이 어설픈 점을 보면, A씨가 경험한 내용을 그대로 진술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며 "제3자가 (범행) 현장에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2심 재판부의 판단도 같았다. 지난 4월, 2심을 맡은 서울고법 제1-2형사부(엄상필⋅심담⋅이승련 부장판사)는 "살해 경위 등을 보면 범행 동기를 설명하기에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제3자가 사건 현장에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A씨가 다른 가족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허위 진술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2심은 유일한 증인인 A씨의 딸을 법정에 소환하기도 했지만, 역시 진술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봤다. 딸은 "범행 전, 자신은 집을 떠났다"며 "그땐 피해자(오빠)가 살아 있었다"고 했지만, 법원은 이를 믿지 않았다. 전날 피해자와 말다툼을 한 것 등에 대해 설득력 있게 진술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도 이러한 원심(2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최근 이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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