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비 안 내고 슬쩍… 러닝크루 '뻐꾸기' 참가, 징역 5년까지 각오하세요
참가비 안 내고 슬쩍… 러닝크루 '뻐꾸기' 참가, 징역 5년까지 각오하세요
형법상 업무방해죄 해당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참가비를 내지 않고 공식 마라톤 대회에 슬쩍 끼어들어 함께 달리는 '뻐꾸기 참가'.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뻐꾸기의 습성에 빗댄 은어는 더 이상 일부의 ‘얌체짓’이 아니다. 최근 러닝크루를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이뤄지면서 대회의 근간을 흔드는 범죄 행위로 지목되고 있다.
단순한 무임승차로 치부되던 이 공짜 질주, 사실은 5년 이하 징역형까지 가능한 명백한 '업무방해죄'다.
5천 명이 무임승차한 마라톤
'뻐꾸기 참가'는 참가비는 내지 않고 대회 주로에 무단으로 진입해 함께 달리는 행위를 뜻한다. 참가비는 교통 통제, 안전요원 배치, 급수대 운영 등 대회의 근간을 이루는 비용이다. 뻐꾸기 러너들은 이 모든 서비스를 공짜로 누리며 정식 참가자들의 주로를 방해하고, 대회의 질서를 무너뜨린다.
상황은 심각하다. 작년 4월 열린 대구마라톤대회에서는 정원 2만 5천 명보다 5천 명이나 많은 3만 명이 주로를 달렸다. 주최 측은 무단 참가자 상당수가 러닝크루 회원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안효진 대구마라톤협회 사무총장은 "젊은 러닝크루들이 늘면서 뻐꾸기 참가 문제가 심각해졌다"며 "하나의 문화처럼 번져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명백한 업무방해죄…징역형도 가능
이같은 '뻐꾸기 참가'는 단순한 얌체 행위를 넘어,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
형법 제314조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마라톤 대회의 정상적인 운영은 법의 보호를 받는 '업무'에 해당한다.
번호표도 없이 단체로 주로에 진입하는 행위는 대회의 원활한 진행을 막는 '위력'으로 볼 수 있다. 식당에 무단으로 들어가 소란을 피워 영업을 망친 것과 법리적으로 다르지 않다.
실제 처벌은 어떨까. 폭력 없이 단순히 주로에 합류한 초범의 경우, 50만 원에서 300만 원 사이의 벌금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상습적으로 참가하거나, 수십 명이 단체로 주로를 점거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되면 징역 6개월 이하의 실형 또는 집행유예가 선고될 수도 있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민사상 책임도 져야 한다. 대회 주최 측은 뻐꾸기 러너들을 상대로 참가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고 청구하거나, 대회 운영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공짜 질주'의 짜릿함은 잠깐일 뿐이다. 건강한 러닝은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떳떳하게 즐길 때 비로소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