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배달 온 물건 '슬쩍' 하고 "별문제 없겠지?" 생각했다면, 큰 오산입니다
잘못 배달 온 물건 '슬쩍' 하고 "별문제 없겠지?" 생각했다면, 큰 오산입니다
사기죄와 점유이탈물 횡령죄 적용 가능

잘못 배달 온 음식이나 물건을 '슬쩍' 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행동이다. /셔터스톡
가족과 먹기 위해 12만원 상당의 참치회를 배달 주문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연이 올라왔다. 참치회가 이웃에 잘못 배달이 됐는데, 그 집이 음식을 그냥 '꿀꺽' 했다는 것.
이에 "잘못 왔으면 돌려보내는 게 맞지" "계산도 안 했는데, 먹을 수 있다고?"라며 이웃의 행동을 지적하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달렸다.
사실 이 같은 일은 주위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음식이나 택배 등이 잘못 배달됐는데도 이웃이 그냥 먹어버리거나, 사용했다는 내용의 글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금액이 그리 크지 않고 이웃 간의 일이라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행동이다. 자칫 잘못했다간 오히려 물건값보다 더 큰 벌금을 낼 수도 있다고 변호사들은 경고한다. 왜 그런지 살펴봤다.
변호사들은 잘못 배달 온 음식이나 물건을 가져간 사람에게는 두 가지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봤다.
① 사기죄
법무법인(유) 주원의 백현숙 변호사는 "묵시적 기망(欺罔⋅남을 속여 넘김)에 의한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했다. 배달원에게 잘못 배달된 물건이라는 사실을 고지해야 하지만, 고지하지 않고 배달원을 속였다는 취지다.
사기죄에 해당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렇다면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 될까. 백 변호사는 "피해자(원래 물건의 주인)가 처벌을 원치 않은 경우라면 기소유예를 받을 수도 있지만, 벌금형도 나올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다만, 고의 없이 순전히 착오에 의해 택배를 가져간 경우라면 사기죄를 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 내게 선물한 줄 알았다"고 주장하는 경우다. 백 변호사는 "착오 또는 실수였음을 입증한다면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고 물건값만 지불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② 점유이탈물 횡령죄
'점유이탈물 횡령죄'로도 처벌이 가능하다. 법무법인 101의 이용수 변호사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점유이탈물 횡령이 인정될 수 있다"고 했다.
점유이탈물이란 주인의 관리나 통제를 벗어난 물건을 말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잃어버린 물건 또는 잘못 배달된 택배다. 이때 이를 발견한 사람이 "내가 가져야겠다"는 마음으로 주인의 동의 없이 가져가면 점유이탈물 횡령죄가 된다.
지난 12월, 행인이 길에 흘린 돈다발을 주워 챙긴 환경미화원이 이 혐의를 받고 경찰에 입건된 적이 있다.
이 변호사는 "(참치회 사건의 경우) 점유이탈물 횡령죄가 인정되면, 100만원 미만의 벌금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법률 자문

서로가 좋은 방향으로 해결이 되면 좋지만, "난 잘못이 없다"며 배짱을 부리는 경우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냥 '운이 나빴다' 하고 참을 수밖에 없는 걸까.
이런 경우 물건을 가져간 사람에게 '부당이익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면 된다. 타인이 부당하게 가져간 내 물건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는 민사 소송이다. 물건을 잘못 받은 사람이 "모르고 가져갔다(먹었다)"고 주장해도 보상받는 게 가능하다.
예를 들어 자신의 과일이 이웃에게 잘못 배달됐다고 가정해보자. 과일의 상태가 온전하다면, 그대로 돌려받으면 된다. 하지만 이미 그 과일을 먹었거나, 시간이 지나 과일이 상했다면 과일값과 상한 부분에 대한 배상 책임이 발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