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태아에 '사망 선고'…의사 "오진이면 좋은 일" 발언 파문
살아있는 태아에 '사망 선고'…의사 "오진이면 좋은 일" 발언 파문
부산 산부인과서 '심장 정지' 오진 후 "법대로 하라"
부부, 정신적 피해 위자료 청구 소송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살아있는 태아에게 '사망 선고'를 내린 의사가 "오진이면 당신들한테 좋은 일 아니냐"고 응수해 거센 파문이 일고 있다. 첫 아이를 기다리던 부부는 의사의 오진보다 그 후의 태도에 더 큰 상처를 입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아기 심장이 안 뜁니다"…지옥과 천국 오간 4시간
사건은 최근 부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시작됐다. 첫 아이를 임신한 부부는 초음파 검진을 받던 중 의사로부터 "아기 심장이 뛰지 않는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들었다.
원장은 "다음 임신을 위해 오늘 바로 아기집을 제거하는 수술(소파술)을 하는 게 좋다"고 권유하기까지 했다.
세상이 무너지는 슬픔 속에서도 부부는 차마 수술을 결정하지 못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뒤 4~5시간 만에 찾은 다른 병원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두 번째 병원 의사는 "심장 소리가 약하지만 분명히 뛰고 있다"며 태아의 생존 사실을 확인해줬다.
불과 몇 시간 만에 한 생명의 운명이 뒤바뀐 순간이었다.
"법대로 하라"…사과 대신 돌아온 두 번째 상처
다음 날, 남편은 첫 번째 병원을 찾아가 원장에게 오진 사실을 알리며 해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사과가 아닌 황당한 답변이었다.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원장은 "내가 만약 오진한 거면 본인들한테 좋은 거 아니냐"며 조금도 미안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원장은 심지어 "내가 볼 땐 태아 상태가 비정상"이라며 자신의 진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항의가 계속되자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법적으로 하라. 내가 다 책임지겠다"며 언성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는 오진이라는 의료적 실수보다 의사의 이런 태도에 더 큰 인격적 모독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의료과실' 넘어 '인격권 침해'까지…법정으로 간 진실 공방
해당 원장은 언론을 통해 "초음파상 아기집이 너무 작고 상태가 좋지 않아 당시 의학적 소견을 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자신의 진단이 당시 의학적 판단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결국 부부는 해당 의사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즉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향후 법정에서는 의사의 진단이 의료과실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함께, '오진이면 좋은 일'이라는 등의 발언이 부부의 인격권을 침해한 별도의 불법행위로 인정될 수 있을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