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강도인데 돈 내놔" 안주머니에 쓱…칼 대신 '이것' 있었는데도 징역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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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강도인데 돈 내놔" 안주머니에 쓱…칼 대신 '이것' 있었는데도 징역 2년

2026. 08. 19 17:17 작성2026. 08. 19 17:19 수정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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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의 한 매장 침입해 사장 위협하며 강도 행각

안주머니에 손 넣어 흉기 꺼내는 시늉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나 강도인데 오늘 번 돈 다 내놔라."


대낮의 평온했던 매장은 침입자의 이 한마디에 순식간에 공포로 물들었다. 피고인은 점퍼 안주머니로 쓱 손을 넣었다. 품 안에서 번쩍이는 흉기가 나올 것만 같은, 마치 영화 속 강도 사건의 한 장면 같은 상황. 겁에 질린 피해자는 반항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하지만 피고인의 품에 있던 것은 흉기가 아닌 평범한 장지갑이었다. 영화 속 범죄 장면을 흉내 내 강도 행각을 벌였던 이 사람, 어떤 판결을 받았을까.


손님 등장으로 막 내린 영화 같은 강도극


사건은 2022년 11월 오후 4시 30분경, 경남 김해시에 위치한 40대 여성의 매장에서 벌어졌다. 피고인 A씨는 이곳 금고에 현금이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노리고 가게로 들어섰다.


A씨가 계산대 안쪽 금고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자, 놀란 사장이 "여기로 가시면 안 된다"며 앞을 막아섰다.


그러자 A씨는 곧바로 본색을 드러냈다. 피해자에게 "나 강도인데 오늘 번 돈 다 내놔라"라고 으름장을 놓으며, 자신의 점퍼 왼쪽 안주머니에 오른손을 찔러 넣었다. 마치 숨겨둔 칼을 꺼낼 것처럼 행동하며 사장에게 극도의 공포감을 준 것이다.


꼼짝 못 하는 피해자를 두고 돈을 훔치려던 찰나, 마침 매장에 손님이 들어왔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 당황한 A씨는 결국 범행을 포기하고 현장에서 도주하며 사건은 미수에 그쳤다.


1심 판사 "영화에서 본 것처럼 위협"


재판에 넘겨진 A씨. 비록 범행이 미수에 그쳤고 실제 흉기를 소지하지도 않았지만, 1심 법원(창원지법 제4형사부, 재판장 장유진)의 판단은 엄중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은 영화에서 본 것처럼 피해자에게 겁을 주기 위하여 피고인의 안주머니에 손을 넣음으로써 피해자로 하여금 칼을 꺼내는 것으로 착각하게 하는 행동으로 강도행위에 나아갔다"며 범행 수법을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A씨의 주머니에 흉기가 아닌 장지갑밖에 없었다 하더라도, 그 행동 자체가 강도죄를 구성하는 강력한 위협이라고 판단했다.


판결문에는 "피고인은 의도적으로 그러한 행위를 하였고, 행위의 목적을 달성하였으므로 피고인의 협박은 최협의의 협박에 해당한다"는 문구가 적시됐다.


여기서 법률상 '최협의(가장 좁은 의미)의 협박'이란,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 불능하게 만들 정도의 강력한 해악의 고지를 뜻한다.


이에 1심 재판부는 A씨가 뇌전증으로 가벼운 장애 판정을 받은 점,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등을 참작하면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피해자가 큰 충격을 받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고 있음에도 피해 회복이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알고 보니 10년 전에도 행인에게 칼 들이밀었던 전과자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2심(부산고법 창원 제1형사부, 재판장 서삼희) 재판부의 판단 역시 단호했다. 무엇보다 항소심 과정에서 A씨의 숨겨진 과거 전력이 드러나며 그의 발목을 잡았다.


알고 보니 A씨는 지난 2013년에도 길을 가던 행인 얼굴에 실제 과도를 들이대며 현금을 빼앗으려다 미수에 그친 범죄 이력이 있었다. 당시 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라는 선처를 받았음에도 또다시 동종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재차 유사한 수법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으므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일축했다.


A씨는 뒤늦게 2심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를 위해 100만 원을 형사공탁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 경위와 내용, 여전히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비추어 볼 때 위 공탁 사실이 형을 감경할 정도의 사정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징역 2년을 확정했다.


영화 속 한 장면을 흉내 내며 피해자를 농락했던 피고인. 하지만 현실은 영화처럼 가볍게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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