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시 살라메 "아무도 신경 안 쓰는 발레·오페라" 발언, 한국 법으로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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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살라메 "아무도 신경 안 쓰는 발레·오페라" 발언, 한국 법으로 보면?

2026. 03. 16 13:07 작성2026. 03. 16 13: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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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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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도 모욕죄도 불성립

할리우드 배우 티모시 살라메가 발레와 오페라를 두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곳”이라고 말해 세계 공연계가 들끓고 있다. /티모시 살라메 인스타그램

할리우드 스타 티모시 살라메의 조롱 섞인 발언에 세계 예술계가 공분하고 있지만, 이를 한국법의 잣대로 보면 처벌하기는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티모시 살라메는 지난달 미국 텍사스 대학교 행사에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데 제발 살려달라고 애걸해야 하는 곳(발레·오페라)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영국 로열 발레단 등 세계적인 예술 단체는 물론 국내 공연계 관계자들까지 “예술의 가치를 시청률로 평가할 수 없다”며 들끓고 있다.


한국 법원 "사실 아닌 의견일 뿐"


그렇다면 살라메의 발언을 한국 법정에 세운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형사상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는 성립하기 어렵다.


우리 형법상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가치 판단이나 평가가 아닌, 증거로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해야 한다.


살라메의 발언은 관객 수나 매출 같은 객관적 수치를 지적한 것이 아니라, 현대 대중의 관심도에 대한 주관적인 의견 표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정 개인을 향한 경멸적 표현이 아니라는 점에서 모욕죄 적용도 무리다.



분노한 오페라·발레계 '집단 소송' 나서도 첩첩산중


만약 분노한 국내 오페라·발레계 관계자들이 집단으로 들고일어나 “우리 명예가 훼손됐다”며 피해를 주장하면 어떻게 될까. 이 역시 법적 문턱을 넘기 힘들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원칙적으로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특정돼야 한다. 법원은 이른바 ‘집단표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이는 집단 규모가 작아 구성원 개개인이 지목된 것과 다름없을 때만 성립한다.


발레계 종사자나 오페라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수십만 명에 이르는 광범위한 집단이다. 제3자가 피해자 범위를 의심 없이 한정할 수 없으므로 법적 보호 대상이 되기 어렵다. 순수한 의견 표명에 불과하므로 민사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도 기각될 확률이 높다.


결국 살라메의 발언은 도의적 비판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법의 심판대에 올리긴 어렵다.


대법원 역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도의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 사안에 무조건 법적 책임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이른바 ‘숨 쉴 공간’ 법리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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