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만 원 차를 2750만 원에? '바가지 중고차' 녹취 없어도 환불받는 '이 서류'
1300만 원 차를 2750만 원에? '바가지 중고차' 녹취 없어도 환불받는 '이 서류'
"신차 값 3천" 딜러 말만 믿었다가
법원 "이 서류 없으면 해지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오랜 해외 생활로 국내 시세에 어두웠던 소비자가 시가 1,300만 원대 중고차를 2,750만 원에 구매하는 피해를 입었다.
‘신차 가격이 3,000만 원이 넘는다’는 딜러의 말을 믿은 탓이다.
법률 전문가는 단순히 비싸게 산 것만으로 환불은 어렵지만, 딜러의 허위 고지를 입증할 명확한 증거가 있거나 법적으로 반드시 교부해야 하는 ‘결정적 서류’를 받지 못했다면 계약 취소 및 환불 소송이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신차 값 3,000만 원” 딜러 말에 덜컥…알고 보니 ‘1,000만 원 뻥튀기’
해외에 거주하다 최근 귀국한 A씨는 부천의 한 중고차 시장에서 2015년식 Qxx 모델을 현금 2,750만 원에 구매했다. 국내 차량 시세를 잘 몰랐던 A씨는 딜러의 설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딜러는 “신차로 구입하려면 3,000만 원이 넘는다”며 구매를 부추겼다. A씨는 그 말을 믿고 덜컥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인터넷으로 시세를 검색해 본 A씨는 망연자실했다. 해당 차량의 최고 사양 신차 가격은 2,570만 원이었고, 비슷한 연식과 주행거리의 중고차는 1,300만 원에서 1,800만 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었다. 시세보다 무려 1,000만 원 이상 비싸게 산 것을 깨달은 A씨는 “차액을 환불받을 방법이 없겠냐”며 법률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전문가 “단순 시세 차이는 환불 불가…‘딜러의 말’ 증거 있나?”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사연에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법적으로 구제받기 위한 명확한 조건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법률사무소 HY의 황미옥 변호사는 “설령 구입한 차량의 가격 견적상 금액이 2,750만 원을 밑돈다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는 차액 환불 가능성이 낮다”라고 선을 그었다.
중고차 가격은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합의로 결정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딜러가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황 변호사는 “차량 구입 당시 딜러가 ‘신차로 구입하려면 3,000만 원이 넘는 자동차다’라고 말한 점에 대해 명확한 증거가 있다면, 상대방의 기망 또는 유발된 동기의 착오 등을 이유로 계약 취소 및 부당이득반환 청구가 가능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즉, 딜러의 허위 발언을 입증할 녹취나 문자메시지 등이 있다면 이를 근거로 민법상 계약 취소를 주장하고 차량 대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녹취 없어도 희망은 있다…‘성능점검기록부’ 교부 여부 확인해야
만약 딜러의 거짓말을 입증할 증거가 없더라도 포기하기는 이르다. 중고차 매매업자에게 법적으로 부과된 의무의 이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바로 ‘자동차 성능·상태 점검기록부’ 교부 의무다.
자동차관리법 제58조 제1항은 중고차 매매업자가 소비자에게 차량을 판매할 때 반드시 성능점검기록부를 발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딜러가 이 서류를 A씨에게 주지 않았거나, 실제 차량 상태와 다른 허위 내용을 기재했다면 이는 명백한 법 위반이다. 판례 역시 이를 근거로 계약 해제나 손해배상 청구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A씨는 계약 당시 성능점검기록부를 받았는지, 그 내용이 실제와 일치하는지부터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이 서류의 누락 또는 허위 기재만으로도 계약을 무를 수 있는 강력한 카드가 될 수 있다.
내 돈 되찾는 3단계…‘증거 수집’부터 차근차근
A씨가 억울하게 지불한 차량 대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다.
첫째, ‘증거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딜러와의 대화 녹취, 문자메시지는 물론, 국토교통부 자동차365 서비스나 중고차 시세 사이트에서 확보한 객관적인 시세 자료, 매매계약서, 대금 지급 내역 등을 빠짐없이 모아야 한다.
둘째,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매매업체와 ‘환불 협의’를 시도해야 한다. 법적 조치에 앞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비용과 시간을 아끼는 길이다.
마지막으로 협의가 결렬된다면 ‘법적 조치’에 나서야 한다. 사기죄 형사 고소, 손해배상 청구 민사소송,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 신청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전문가들은 법적 절차 진행에 앞서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확보된 증거를 검토하고 최적의 전략을 세우는 것이 승소 가능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