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조죄도, 특가법도 적용 불가?…칼부림 사건에 도망간 경찰, 더 무거운 처벌 못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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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조죄도, 특가법도 적용 불가?…칼부림 사건에 도망간 경찰, 더 무거운 처벌 못 하나

2026. 06. 23 12:4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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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공분 산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경찰 부실 대응

형사처벌은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

특수직무유기 등 추가 형사처벌 어려운 이유는?

경찰관 밀치고 올라가는 흉기난동 피해자 40대 여성의 남편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경찰관이, 흉기 난동 현장에서 도망쳤다. 그리고 피해자는 목을 찔리는 중상을 입었다. 법원은 최근 이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 국가와 도망친 경찰관들이 함께 3억 5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이들을 향한 형사처벌은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이라는 가벼운 죗값에 머물렀다.


지난 2021년 11월,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 당시 4층 거주자였던 50대 남성 이 모 씨는 아래층 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했던 두 명의 경찰관은 피해자가 흉기에 찔리는 장면을 목격하고도 범인을 제지하기는커녕 현장을 이탈해버렸다.


결국 가해자를 제압한 건 경찰이 아닌, 맨손의 피해자 가족들이었다. 가해자 이 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22년이 확정됐고, 무책임하게 현장을 떠난 두 경찰관은 해임된 뒤 직무유기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국민 공분에 비해 너무 가벼운 형량. "도망친 경찰들에게 고작 징역 1년, 그것도 집행유예라니 더 무거운 죄를 물을 수는 없었나?" 법조계의 시각은 어떨까.


법정형 1년 불과한 직무유기죄… 의도적 직무 포기는 인정


두 경찰관에게 적용된 혐의는 형법 제122조의 직무유기죄다. 이 죄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에 성립하며,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불과하다.


대법원 판례(2012도15257 등)에 따르면 직무유기죄는 단순한 직무 태만이나 착각이 아닌, "직무 집행 의사를 의식적으로 포기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않는 부작위"가 있어야 성립한다.


해당 사건의 경찰관들은 흉기 난동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갔고, 피해자가 찔리는 것을 눈앞에서 보면서도 범행 제지나 피해자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탈했다.


이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국민의 생명·신체 보호)를 정면으로 위반하며 직무를 의식적으로 포기한 행위이므로 직무유기죄 성립은 타당하다. 하지만 법정형 자체가 낮아 중한 처벌이 불가능한 한계가 있다.


특가법상 '특수직무유기' 적용 불가… 방조죄 인정도 어려워


그렇다면 형량이 더 무거운 죄목을 적용할 수는 없었을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제15조의 특수직무유기죄는 "범죄 수사 직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이 법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을 인지하고 그 직무를 유기한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하지만 이 조항은 특가법에 규정된 뇌물, 알선수재, 도주차량 등의 범죄를 저지른 자를 인지하고 유기했을 때만 적용된다.


이 사건의 가해자인 이 씨의 죄목은 '살인미수'로, 형법상 범죄일 뿐 특가법에 규정된 죄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에게 특수직무유기죄를 묻는 것은 법리적으로 불가능했다.


또한 경찰관의 현장 이탈이 범행을 돕기 위한 고의(방조)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부작위에 의한 방조가 성립하려면 범행을 방치한다는 고의가 필요한데, 이들은 단순히 겁을 먹고 도주한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경찰관이 제대로 대응했다면 중상을 피할 수 있었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업무상과실치상 역시 현실적으로 입증 문턱이 높다.


중대 결과 대비 가벼운 처벌, 가중처벌 규정 필요성 제기돼


결국, 현장을 이탈해 중대한 피해를 초래한 경찰관들에게 직무유기죄 이상의 무거운 형사책임을 묻기엔 현재의 법적 장치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입법론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등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보증인적 지위에 있는 공무원이 중대한 현장에서 직무를 이탈하여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이를 무겁게 가중처벌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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