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있으면 DM" AI로 그린 유흥업소 만화, 처벌 사각지대 파고들었다
"관심 있으면 DM" AI로 그린 유흥업소 만화, 처벌 사각지대 파고들었다
직접적 알선 아니면 처벌 어려워
청소년 유인으로 판단 시 아청법 적용 가능성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유흥업소 경험을 만화로 제작한 게시물. /인스타그램 캡처
딸이 "술만 따라주는 알바"'라고 하자, 어머니는 활짝 웃으며 답한다. "우리 딸~ 돈 많이 받는다며, 이번 달 생활비 좀 보태줘."
인공지능(AI)이 그린 이 만화는 유흥업소 일이 마치 고수익 아르바이트인 양 미화하며 소셜미디어(SNS)에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지방 룸 특징', '에이스 언니 특징'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성매매나 유흥업소 일상을 묘사한 AI 만화 계정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이들 계정은 성매매를 가볍고 쉬운 일로 포장하며, 성인방송 BJ나 데이팅 앱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등 사실상 성매매 유인 창구로 작동하고 있지만, 법적 규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관심 있으면 연락 달라" 성매매처벌법의 한계
현행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처벌법)은 성매매 업소에 대한 광고나 성을 사는 행위를 권유·유인하는 광고를 한 자를 처벌한다. 하지만 이 AI 만화들은 법망을 교묘히 피해 간다.
구체적인 성매매 대가나 연락처를 직접 제시하는 대신, 'VIP 모임 여성 회원 모집', '유흥업소 일자리 앱' 등을 홍보하며 "관심이 있으면 연락 달라"는 식으로 우회하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알선 행위는 "성매매를 알선, 권유, 유인 또는 강요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따라서 이들 계정이 홍보하는 앱이나 모임이 실질적으로 성매매로 이어진다는 점을 입증하면 처벌이 가능하지만, 그 연결고리를 증명하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플랫폼 책임은 자율규제와 시정요구에 그쳐
유해 콘텐츠에 대한 플랫폼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 측은 "성매매를 제안, 요청, 알선하는 콘텐츠는 커뮤니티 규정 위반으로 삭제하고 계정을 비활성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플랫폼의 자율규제에 기댄 조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불법 정보로 판단해 플랫폼에 시정요구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해외 플랫폼에 대해서는 방심위가 직접 게시물을 차단하는 등의 강제력을 행사하기 어렵다. 플랫폼이 자체 규정에 따라 협조하지 않으면 사실상 제재가 힘든 구조다.
청소년에 쉬운 돈벌이 환상…아청법 적용 가능성은?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게시물들이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소년들에게 성매매를 '쉽고 편하게 돈 버는 일'이라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준다는 점이다. 이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적용을 검토해볼 지점이다.
아청법은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알선하는 영업행위를 엄격히 처벌한다. 해당 만화 콘텐츠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미화하고 유인하는 행위로 판단될 경우, 아청법상 '알선' 또는 '유인'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 또한,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해 청소년의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도 가능하다.
전반적 처벌 가능성은 '흐림'…법 개정 시급
종합적으로 볼 때, 현행법 체계에서 AI 성매매 만화를 직접 처벌하기는 쉽지 않다. 직접적인 대가나 연락처 명시가 없어 성매매 광고로 보기 어렵고, 성매매로 이어졌다는 구체적 증거 없이는 알선죄 적용도 까다롭다.
결국 실효성 있는 규제를 위해서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성매매를 미화하거나 유인하는 콘텐츠 자체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하고, 해외 플랫폼과의 공조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법의 공백 속에서 AI 기술이 성매매 산업의 새로운 유인책으로 악용되는 현실에 대한 사회적, 입법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