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이 몰래 촬영한 나체 사진을 보내왔는데, 무죄?
전 남친이 몰래 촬영한 나체 사진을 보내왔는데, 무죄?

뉴스 속에 숨은 법까지 알기 쉽게 전달합니다. 로톡뉴스가 취재하고 전하는 실생활의 법, 꼭 필요한 법조 이슈.
전 남자친구가 있는 줄도 몰랐던 사진, 그것도 내가 팬티만 입고 있는 사진을 보내왔다? 생각만해도 소름돋는 일입니다. 어떤 의도일까, 협박하는 것일까, 사진을 받은 당사자라면 무섭고 황당할 것 같은데요. 그런데 나 몰래 찍은 사진을 나에게 보내는 행위가 무죄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얼마전 나의 몰카 사진을 나에게 전송하는 행위는 범죄가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 판결은 폭행과 성폭력범죄 특별법 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의 혐의로 기소된 A(38)씨의 재판에서 나온 것입니다. A씨는 모두 3가지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A씨는 여자친구인 B(33)씨가 운영하는 주점에 찾아가 “내 여자친구 사진도 여기있다”며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B씨의 나체사진을 보여주다 이를 제지하는 B씨를 밀쳐 폭행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또 자신의 집에서 휴대폰으로 팬티만 입은 상태로 누워 있는 B씨의 사진을 몰래 촬영하고, 이를 B씨의 휴대전화로 전송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대법원은 A씨가 B씨의 의사에 반하여 나체를 촬영한 부분과 폭행한 부분에 있어서는 유죄를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B씨의 나체사진을 B씨의 휴대전화로 전송한 부분에 있어서는 무죄를 판결하였습니다. 무슨 이유일까요?
대법원은 피해자 본인에게 촬영물을 보내는 행위는 성폭력처벌법 14조에서 규정하는 촬영물 ‘제공’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성폭력처벌법 14조 제 1항에 따르면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 · 판매 · 임대 · 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 · 상영'하는 행위는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특별법의 의의가 촬영물의 유포행위를 방지하여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임을 비추어 볼 때, 촬영의 대상이 된 피해자 본인은 제공하는 상대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몰래 나체 사진을 몰래 촬영하는 것, 그리고 이를 타인에게 제공하는 것, 모두 죄질이 나쁜 행위입니다. 하지만 촬영 대상이 된 사람에게 이 사진들을 보내는 것 또한 피해자에게는 충격이고 협박이 될 수도 있는데, 이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판결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