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털이 조사받다 없어진 42만원, 범인은 경찰
빈집털이 조사받다 없어진 42만원, 범인은 경찰

이미지 출처 : 셔터스톡
여행으로 집을 비웠다가 도둑이 들어 경찰에 신고했는데 조사 과정 중 또 돈이 분실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절도 피해자 A씨의 아들은 경찰이 현장감식을 마치고 돌아간 후 엔화가 들어있는 봉투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에 다시 112에 신고했고 2~3차례에 걸쳐 이 집을 조사했던 김 모(54) 경위에게 이를 확인하는 전화를 했으나, 김 경위는 "수거한 봉투에는 돈이 없었다"며 부인했습니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요?
범인은 다름 아닌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 과학수사계 소속으로 절도 등 범죄현장의 현장
감식 업무에 종사하던 경찰관인 김 경위였습니다. 김 경위는 2017년 10월 6일, ‘여행기간 중 빈 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신고를 받고 서울 성북구에 있는 A씨의 집으로 출동했습니다. 그는 A씨의 단독 주택으로 출동하여 현장 감식 업무를 진행하던 중, 2층에 있는 A씨의 아들방에 들어가 책상 위에 있는 검정색 파우치를 열어보다가 그 안에 있는 엔화 43,000엔(한화 약 420,000원 상당)이 들어있는 봉투를 발견하고 이를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김 경위는 이를 범인의 소행으로 꾸미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김 경위는 이날 꽃무늬 봉투 1개, 반으로 접힌 엔화가 들어있는 봉투 1개와 접혀있지 않은 빈 봉투 1개를 들고 A씨에게 “감식을 위하여 봉투 3개를 가져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A씨의 아들이 접힌 봉투 안에 엔화가 들어 있다고 하자 김 경위는 “손으로 만지면 지문이 묻는다”며 봉투들을 만지지 못하게 한 후, 이를 모두 가지고 나갔습니다.
이로 인해 절도 혐의로 기소된 김 경위는 “엔화가 들어있는 봉투를 가져간 사실은 있으나, 이는 절도범이 어질러 놓은 여러 개의 봉투를 수거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가져간 것”이라고 주장하며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에서 엔화 4만 3000엔이 든 돈 봉투를 훔친 혐의(절도)로 기소된 김 경위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2017고단5374).
재판부는 김 경위가 증거물을 한꺼번에 쓸어 담는 과정에서 접힌 봉투가 섞여 든 것은 봉투 2개를 수거하면서 이를 한꺼번에 쓸어 담는 방식으로 수거했다는 것인데 이는 이례적이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증거물인 봉투를 한꺼번에 쓸어 담아 수거하였다 하더라도 빈 봉투 2장에 지폐가 9매 들어 있는 봉투가 섞여 든 것을 알아채지 못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 경위는 피해자에게 엔화가 든 봉투만 확인시켜주지 않았다는 점, 감식현장에서 엔화가 든 봉투가 사라졌다는 의문이 제기된 후 단순히 “수거한 봉투에는 돈이 없다”거나 “기분이 나쁘다, 우린 절대 모른다”라고만 대응한 것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 등을 양형 사유를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