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따면 평생 치킨 공짜? 회장님의 '치킨 연금' 약속, 법으로 보면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메달 따면 평생 치킨 공짜? 회장님의 '치킨 연금' 약속, 법으로 보면

2022. 02. 14 17:07 작성2022. 02. 14 17:14 수정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메달 따면 평생 치킨 먹게 해준다" 올림픽 선수단장 윤홍근 BBQ 회장

구두계약도 계약 효력⋯언론 통해 공언한 점 등에서 지킬 '의무' 있다

"평생 치킨을 먹게 해주겠다"고 올림픽 선수들에게 공언한 치킨 회사 회장. 선수 사기를 북돋으려 한 말일 수도 있지만, 법으로 보면 해당 계약은 이미 성립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BBQ홈페이지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들이 메달과 함께 '치킨 연금'을 고대하고 있다. 이번 '치킨 연금'의 발단은 황대헌 선수가 했던 한 인터뷰였다. 지난 9일 쇼트트랙 1500m 경기에서 첫 금메달을 딴 황대헌 선수가 "숙소에 가서 치킨을 먹고 싶다"며 경기 소회를 밝혔기 때문. 가장 좋아하는 치킨으로 BBQ 사의 특정 메뉴를 꼽기도 했다.


그러자 올림픽 선수단장으로 참여한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은 "평생 치킨을 먹게 해주겠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언했다. 이후 쇼트트랙 10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최민정 선수에게도 "남은 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올린다면 고려해보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한 윤 회장의 '치킨 연금' 약속. 법으로 보면 꼭 지켜야 할 이유가 있었다.


"구두계약도 계약"⋯기업 회장이 언론 통해 공언한 점 등에서 효력 인정돼

민법에 따르면, 당사자 간 합의만 있다면 계약은 성립된다. 정식으로 계약서를 쓰지 않고, 구두로만 한 약속이라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당사자(황대헌 선수와 윤홍근 회장)가 누구인지, △계약의 내용(평생 치킨을 먹게 해주겠다)은 무엇인지 등이 구체적이다. 그런 점에서 '계약'으로 인정될 확률이 높다.


특히 이번 '치킨 연금' 약속이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점도 중요하다. 윤 회장과 선수들 간 계약 효력을 입증할 강력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평생 치킨을 먹게 해주겠다"는 말을 윤 회장이 직접 했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민법에선 진의가 아닌 의사표시임을 계약 상대방이 사전에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그 계약은 무효로 본다(제107조 제1항).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일명 '치킨 연금'을 지급할 만한 ▲충분한 권한이 있는 기업 회장이 나서서 ▲여러 인터뷰를 통해 반복해서 지급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했다. 실제로 BBQ 측은 '치킨 연금' 지급 방식을 두고 내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회사와 상의하지 않고 윤 회장이 독단적으로 내린 결정이라면, 혹시 업무상 배임죄 등이 적용되지는 않을까. '치킨 연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회사에 '장기채무'를 지우는 것이기 때문. 하지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경영진으로서 일종의 마케팅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 보여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단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회사 측에 손해가 발생해야 하는데 오히려 윤 회장 발언으로 BBQ 측이 이익을 얻은 상황이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치킨 연금' 이슈가 불거진 후 BBQ에선 특정 메뉴 주문량이 평소보다 30% 정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독자와의 약속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