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정말 고의로 민 사람 있었다면…처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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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정말 고의로 민 사람 있었다면…처벌 가능할까

2022. 10. 31 17:27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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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의 정확한 사고 경위는 불분명하지만, "일부 사람들이 주변 사람을 일부러 밀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유튜브 'YTN'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154명이 숨지고, 149명이 다친 이태원 참사(31일 오전 6시 기준). 경찰이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를 시작한 가운데 "일부 사람들이 주변 사람을 일부러 밀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직 정확한 사고 경위는 불분명하지만, '밀치는 장면'이 포착된 영상이 SNS 등에 올라오며 이 같은 의혹은 확산하고 있다.


또한 생존자들 사이에선 "당시 뒤에서 어떤 무리가 사람을 밀라고 종용했다"는 증언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에 경찰은 457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수사팀을 꾸려 CC(폐쇄회로)TV를 분석하는 등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다. 만약 실제 누군가가 고의로 민 것으로 확인된다면, 살인죄 등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살인죄 적용 현실적으로 힘들어⋯미필적 고의로도 보기 어렵기 때문

"가해자들을 찾아내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센 상황이지만, 로톡뉴스가 다수의 변호사들과 함께 알아본 결과 "그렇게 되기는 어렵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살인죄 외 폭행치사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도 다각도로 검토해봤지만 "종합적으로 보면 처벌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우선, 형법상 살인죄(제250조)를 적용하려면 '살인의 고의'가 인정돼야 한다. 변호사들은 이에 "고의로 민 사람들을 찾는다고 해도, '살인의 고의'가 인정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상대방을 죽이겠다"는 확정적 고의 또는 적어도 "이렇게 하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돼야 하는데, 그렇게 보긴 어렵다는 취지였다.


법무법인 최선의 이준상 변호사는 "최소한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인정돼야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다"며 "가해자들이 특정되더라도, 이들이 '다른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다'고 인식하고 한 행동으로 판단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더프렌즈 법률사무소의 이동찬 변호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이 변호사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려면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던 행동으로 판단돼야 한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엔 그게 아니라 '설마 넘어지겠어', '무슨 일이 있겠어' 정도의 인식으로 한 행동으로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법무법인 테헤란의 김욱재 변호사 역시 "가해자들이 살인에 대한 고의를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 수사기관이 입증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최선의 이준상 변호사, 더프렌즈 법률사무소의 이동찬 변호사, 법무법인 테헤란의 김욱재 변호사. /로톡DB⋅김욱재 변호사 제공


폭행치사, 과실치사⋯적용 가능성 있지만

형법엔 살인의 고의가 없더라도, 결과적으로 사람을 사망하게 했을 때 적용할 수 있는 법 조항이 있다. 폭행 또는 과실(실수)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했을 때 적용할 수 있는 폭행치사(제262조), 과실치사(제267조) 등이다. 단, 종합적으로 봤을 때 실제 처벌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밀친 행위와 결과(피해자들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하는데, 고의로 민 행동과 피해자들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이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었다. 이동찬 변호사는 "특정 위치에서 사람들을 민 행위와 대규모 인명피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논리적으로 입증하는 게 매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바로 앞에 위치한 사람을 민 행위와 대규모 인파의 앞쪽에 위치한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바닥에 깔려 사망한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다만, 김욱재 변호사는 "인과관계가 인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전방에 위치한 사람에게 지속적인 압력을 가했다면 해당 물리력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사망한 것으로 인정될 수도 있다"면서 "대대적인 인력이 투입되는 만큼 인과관계 입증을 위해 수사력이 집중될 것"이라고 했다.


이준상 변호사 역시 폭행치사 혹은 과실치사 등은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신원 특정이 어려워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준상 변호사는 "보통 CCTV로 인상착의를 확인한 뒤 대중교통 탑승 기록, 카드 결제기록 등을 확인한다"며 "그런데 당시 10만명이 넘는 인원이 주변 상점 등을 동시에 이용했는데, 정확한 특정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동찬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특정인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것보다 우리 사회 전체의 안전 시스템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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