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꿎은 시민 번호로 '확진 문자' 보낸 보건소…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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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시민 번호로 '확진 문자' 보낸 보건소…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아닐까?

2022. 02. 08 14:50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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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보건소, '코로나19 양성' 안내 문자를 엉뚱한 시민 번호로 보내

이상 반응 호소하는 문자 및 전화 폭탄 받아

변호사들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책임 묻기 힘들어" 이유는?

경기도 화성시 보건소 측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시민들에게 안내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서, 실수로 발신자 연락처를 보건소 번호가 아닌 일반 시민 A씨의 번호로 잘못 입력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 /연합뉴스

지난 6일 새벽, A씨가 모르는 번호로 받은 문자 메시지를 한 통. 다짜고짜 "숨을 못 쉬겠어요"라는 내용이었다. 이를 보이스피싱이라고 여기고 무시한 A씨. 그러자 이번엔 모르는 번호로 "몸이 아픈데 약을 먹어야 하냐" 등 코로나19 감염과 관련된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전화가 수십 통 걸려왔다.


A씨가 "전화를 잘못 걸었다"고 했지만, 상대방들은 저마다 A씨에게 "보건소 공무원이 아니냐"고 물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경기도 화성시 보건소 측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시민들에게 안내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서, 실수로 발신자 연락처를 보건소 번호가 아닌 A씨의 번호로 잘못 입력했다. 그렇게 알림 문자를 받은 사람만 약 500명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이후 A씨가 항의했지만 보건소는 "우리가 실수했을 리가 없다"는 답변만 하다가, 같은 날 오후 5시가 돼서야 확진자들에게 정정 안내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A씨는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문자와 전화 폭탄에 시달린 뒤였다. 이러한 소동을 빚은 보건소는 어떤 책임을 지게 될까.


휴대전화 번호를 '개인정보'로 보기 어려워⋯고의성 없는 것도 이유

먼저 '개인정보보호법'이 성립할 수 있는지 검토해봤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어렵다"고 답했다. 법률사무소 수훈의 박도민 변호사는 "전화번호는 개인정보처럼 보이지만, 번호 자체로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라고 보기 힘들다"고 했다.


개인정보보호법에서는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등을 통해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를 개인정보라고 한다. 하지만 전화번호만으로 A씨 개인을 특정하기 어려워 개인정보로 인정될 가능성이 적다.


또한, 이번 사안은 '실수'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처벌이 어렵다. 법률사무소 태희의 김경태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법은 고의로 인한 범행을 처벌한다"며 "보건소 담당 직원의 고의가 아닌 실수로 발생한 일이라 해당 법률을 적용할 수 없다"고 했다.


법률 자문
(왼쪽부터) '법률사무소 수훈'의 박도민 변호사, '법률사무소 태희'의 김경태 변호사. /로톡DB


이어 "실수를 한 보건소 직원을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개인정보처리자라고 보기 애매하다는 점도 개인정보보호법상 책임을 묻기 어려운 이유"라고 김 변호사는 말했다.


그렇다면 '업무방해'는 어떨까. A씨는 확진자들의 연락 탓에 업무에 방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업무 특성상 걸려오는 전화를 무시할 수도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업무방해도 '고의'가 없다면 적용하기 힘들다는 게 변호사들의 의견이었다.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는 가능⋯100만원 이하 위자료 예상

다만, 변호사들은 A씨가 피해를 입은 부분에 대해 보건소 측은 민사상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A씨는 "평소 업무 전화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 약까지 먹고 있는데, 이날 하루에 이틀치 약을 몰아서 먹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김경태 변호사는 "문자와 전화를 받은 횟수와 기간, 피해 내용 등을 따져 액수가 정해진다"고 했다. 손해배상 액수에 대해 박도민 변호사는 "구체적으로 살펴봐야겠지만, 100만원 이하의 손해배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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