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대신 보내드릴게요" 내 이름으로 다른 사람이 보낸 새우젓, 대법원 "뇌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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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대신 보내드릴게요" 내 이름으로 다른 사람이 보낸 새우젓, 대법원 "뇌물 맞다"

2020. 10. 12 12:41 작성2020. 10. 12 18: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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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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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대신 전달하겠다'는 제안 받고, 명단 전달한 공무원

1심은 "뇌물 맞는다" 2심은 "뇌물 아니다"

대법원 "주고 받는 사람 사이에 금품이 직접 오가지 않아도 뇌물죄 성립"

다른사람을 통해 자신 이름으로 선물하게 한 새우젓은 '뇌물'일까. 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선물할 사람 있으시면 새우젓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공무원이 자신 이름으로 지인에게 선물하게 한 새우젓은 '뇌물'일까. 2심은 "뇌물이 아니다"라고 봤지만, 대법원은 "뇌물이 맞는다"고 판결했다.


뇌물을 주고받은 사람 사이에 직접 금품이 오가지 않았더라도, "뇌물죄가 성립한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뇌물 수수(받은 것) 혐의를 받는 공무원 A씨 등의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무죄를 선고한 원심(2심) 판단이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봤다.


'경기도청 수산과장 XXX' 이름으로 보내진 선물들

사건은 지난 2013년 11월, 어촌계장이던 B씨가 경기도청 수산과장 A씨에게 '지인 명단을 주면 선물을 대신 전달하겠다'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A씨는 어민들의 어업지도, 보조금 사업 등의 총괄 책임자였다.


이 말을 들은 A씨는 실제로 해양수산부 공무원, 경기도의회 의원 등 지인 329명의 명단을 보냈고, 그 결과 새우젓 약 380만원치가 전달됐다. 이때 발송자의 이름은 '수산과장 A씨'라고 적혔다. A씨가 직접 지인에게 선물한 것처럼 새우젓이 전달된 셈이다.


하지만 수산과장 A씨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새우젓 대금을 B씨에게 지급하거나, 문제삼지 않았다.


1심 "선물 보낸 것 알았으니 뇌물" 2심 "다른 사람에게 보낸 것을 직접 받은 것과 같다고 평가할 수 없다"

법정에 서게 되자 "새우젓은 자신이 직접 받은 것이 아니다"며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한 A씨. 법원의 판결은 엇갈렸다.


1심은 뇌물이 맞는다고 봤다. A씨가 새우젓 발송 사실을 알았고, 맡은 업무가 어촌계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뇌물공여 및 수수 등의 혐의가 모두 인정된 결과 A씨에게는 벌금 1000만원이, 횡령 등의 혐의까지 인정된 B씨에게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하지만 2심은 뇌물 혐의를 무죄라고 판단했다. "사회 통념상 329명이 새우젓을 받은 것을 공무원 A씨가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봤다. 이렇게 되자 담당 공무원 A씨는 무죄를 선고받았고, B씨의 형량도 징역 8개월로 줄었다.


대법원 "배송업무를 대신했을 뿐, 뇌물 맞다"

대법원의 판단은 "뇌물이 맞는다" 였다.


대법원은 "A씨와 B씨 사이에 새우젓 제공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존재하고, 제공 방법에 공무원 A씨가 양해했다고 보인다"며 뇌물을 주고받은 게 맞는다고 봤다.


"새우젓을 받은 사람은 보낸 사람을 B씨가 아닌 공무원 A씨로 인식했다"며 "B씨는 배송업무를 대신해 줬을 뿐"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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