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푼도 아닌데 사기당했다…가짜 '구스다운' 논란, 영수증 없어도 환불받는 법
한두 푼도 아닌데 사기당했다…가짜 '구스다운' 논란, 영수증 없어도 환불받는 법
비싼 돈 주고 산 명품 패딩, 알고 보니 재활용 충전재?
법조계 "단순 환불 넘어 손해배상 가능성"

공정위는 겨울 의류 제품 충전재의 솜털이나 캐시미어 함량을 거짓·과장 광고한 것으로 드러난 17개 온라인 의류판매업체에 시정명령 혹은 경고 조치를 했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부당 광고 유형 모습. /연합뉴스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던 올겨울, 50만 원이 넘는 고가 패딩을 구매한 직장인 A씨는 최근 뉴스를 보고 경악했다. '프리미엄 거위털'이라던 충전재가 사실은 재활용 오리털이 섞인 가짜였기 때문이다. 김 씨처럼 브랜드만 믿고 지갑을 연 소비자들은 "사기 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1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매년 반복되는 패딩 충전재 거짓 표기 논란과 이에 대한 법적 쟁점을 다뤘다.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겨울 외투, 소비자는 과연 어디까지 보상받을 수 있을까.
"거위 솜털 80%"라더니… 왜 거짓말했나
사건의 발단은 한 패션 플랫폼 고객의 의문 제기였다. 실제 제품을 받아본 고객이 충전재 혼용률이 이상하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조사 결과 '거위 솜털 80%·깃털 20%'라고 표기된 제품에 실제로는 오리털과 거위털이 섞인 재활용 다운이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브랜드 측은 "고의가 아니라 외주 판매 대행사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기존 충전재 정보를 수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로엘 법무법인 강은하 변호사는 방송에서 "외주 업체의 실수라고 하더라도 브랜드가 법적 책임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 변호사는 "소비자 보호법상 최종적으로 소비자와 계약을 맺은 브랜드가 책임 주체"라며 "외주 업체의 실수는 브랜드의 관리·감독 소홀로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던 패딩도 환불 가능할까?… 영수증 없어도 OK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환불이다. 이미 택을 떼고 입고 다닌 패딩도 환불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강 변호사는 "표시·광고상의 허위 또는 기만으로 제품을 구매한 경우, 소비자는 계약 불이행이나 착오를 이유로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무조건 전액 환불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구매 시점이나 제품 손상 정도에 따라 일부 환불이나 교환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게 강 변호사의 설명이다.
영수증을 분실했다면 어떨까. 강 변호사는 "영수증이 없어도 카드 내역, 온라인 주문 내역, 배송 메시지 등 구매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만 있다면 환불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환불만 해주면 끝?… 손해배상 청구는
소비자들은 단순 환불을 넘어 정신적 피해 보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원칙적으로는 가능하다"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언급했다.
강 변호사는 "계약 위반이나 불법행위에 근거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충전재 오기재 자체만으로 고액의 위자료를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다만 "배송비나 교환비 등 직접 비용뿐 아니라 시간·노력 등 간접 비용에 대한 실제 손해가 입증된다면 추가 보상을 요구할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짝퉁 정보' 방치한 플랫폼, 책임 없나
최근에는 브랜드 공식몰보다 패션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그렇다면 허위 정보를 걸러내지 못한 플랫폼 책임이 없을까.
강 변호사는 "플랫폼은 중개자 역할이라 직접적인 허위 광고 책임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예외가 있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법상 플랫폼도 상품 정보 관리와 피해 예방 조치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강 변호사는 "플랫폼이 허위 정보임을 알면서도 방치했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뿐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등 행정 제재까지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