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변론부터 팽팽한 신경전…'전공의 퇴직금' 소송, 법리 다툼 본격화
첫 변론부터 팽팽한 신경전…'전공의 퇴직금' 소송, 법리 다툼 본격화
'직업의 자유'와 '국민 생명권' 정면충돌
10월 14일 첫 판결

10일 서울의 한 대학 병원 전공의 공간 모습. /연합뉴스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제기한 퇴직금·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변론이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이날 법정에 선 국립중앙의료원 사직 전공의 측은 정부의 명령이 개인의 자유를 짓밟은 위법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리인은 "수련 계약은 1년 단위로 끝나므로, 사직서를 낼 당시 이미 전공의 지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근로계약이 끝난 만큼 병원에 남을 의무가 없는데도, 정부가 부당하게 사직을 막았다는 것이다.
나아가 "대한민국이 위법한 사직서 수리 금지를 명령했고, 병원들이 이에 따라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았다"며 "그 결과 다른 병원에서 일하거나 개원할 수 없게 돼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항변했다. 개인의 직업 선택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를 국가가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국민 생명 달린 일"…정부·병원 반격
병원과 정부는 '국민의 생명권'을 방패로 내세우며 정면으로 맞섰다. 국립중앙의료원 측은 정부 명령에 '공정력(행정행위에 흠이 있어도 권한 있는 기관이 취소하기 전까지 유효한 힘)'이 있다며, 명령이 유효한 동안 전공의 지위는 유지됐고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은 것은 적법했다고 반박했다.
정부 역시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적법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전공의들이 월급을 받지 못한 것은 "의료 현장을 스스로 이탈했기 때문"이라며, 정부 명령과 손해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 날카로운 일침
치열한 공방 속, 전공의 측 대리인은 "의료 시스템에서 전공의가 빠져도 시스템은 제대로 돌아간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집단 사직이 국민 보건에 중대한 위해를 끼치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이에 재판부는 핵심을 찔렀다. 재판을 맡은 지은희 판사는 "(정부 명령이) 개인의 직업 선택 자유를 침해했다는 것인지, 집단 쟁의행위를 막았다는 것인지 취지가 불분명하다"며 "전제가 명확하지 않다"고 파고들었다. 소송의 법률적 근거를 더 명확히 하라는 주문이었다.
법원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 그 판단은 오는 10월 14일 내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