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청소나 해라” 임신한 아내에 폭언…증거 없어도 위자료 받을 수 있을까
“자궁 청소나 해라” 임신한 아내에 폭언…증거 없어도 위자료 받을 수 있을까
출산 전 이혼 어려워도 양육비 청구권은 확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2022년 2월 결혼했다. 하지만 행복을 꿈꾸던 결혼 생활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남편의 계속되는 폭언과 무시에 지친 A씨는 그해 사실혼 관계를 정리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남편은 "경제권을 주고 부부 상담도 받겠다"며 눈물로 매달렸고, A씨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재결합을 선택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임신 후 혼인신고를 하자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A씨가 홀로 출산을 준비하는 동안 남편은 생활비 인상을 거부했다. 집안일을 도와달라는 아내의 요청에는 "XXX, 자궁 청소나 해라"는 폭언을 퍼부었다. 과거 자궁근종을 앓았던 아내의 상처를 후벼 파는 잔인한 말이었다.
결국 A씨는 출산 전 이혼을 결심했다. 하지만 남편은 "절대 이혼은 없다"며 완강히 버티고 있다.
버티는 남편 앞에…A씨에게 남은 길은
남편이 이혼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A씨가 택할 길은 사실상 하나뿐이다. 이혼은 부부 양측의 합의가 전제인 '협의이혼', 법원의 중재를 거치는 '조정이혼'이 있다. 두 가지 모두 상대방의 동의가 필수적이므로 A씨의 경우엔 불가능하다.
결국 A씨는 남편의 잘못을 법정에서 입증해 법원의 판결로 강제 이혼하는 '재판상 이혼'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법무법인 한일 이재희 변호사는 "상대방이 이혼에 동의하지 않으면 결국 법원의 판결을 통해 이혼해야 한다"고 명확히 설명했다.
폭언 녹음 없는데, 이혼 사유로 인정될까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증거 부족이다. 남편의 폭언을 녹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지금부터 증거를 모아도 늦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남편의 행위는 민법 제840조가 정한 재판상 이혼 사유 중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제3호)'와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제6호)'에 명백히 해당한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세율 오윤지 변호사는 "성급하게 이혼 의사를 밝히기보다 기간을 두고 증거를 확보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고순례 변호사 역시 "지금이라도 추가로 녹음이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남겨두면 된다"고 말했다. 남편의 폭언, 생활비 미지급 내역, 주변인 증언 등 모든 것이 법정에서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아이 낳기 전에 이혼 마칠 수 있을까
A씨는 출산 전 이혼을 간절히 원하지만, 소송으로 갈 경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변호사들의 시각이다.
이재희 변호사는 "상대방이 동의해주지 않으면 아이를 출산하기 전에 이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소송에서 친권 및 양육자 지정, 양육비까지 전부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혼 소송은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걸릴 수 있어, 소송 도중 아이가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는 A씨에게 법적으로 불리하지만은 않다. 아이가 태어나면 소송을 통해 남편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경희 법률사무소의 노경희 변호사는 "비양육자는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양육비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