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내려도 가격은 껑충?" 서민 밥상 울린 먹거리 담합, 법적 처벌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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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내려도 가격은 껑충?" 서민 밥상 울린 먹거리 담합, 법적 처벌 강화된다

2026. 02. 10 11:31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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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하락에도 가격 인상 단행한 기업들

공정거래법 및 세무조사 통한 엄정 대응 예고

'민생 침해' 탈세자 세무조사 브리핑 /연합뉴스

최근 저소득층 및 노인가구 등 취약계층의 소비 비중이 높은 주요 먹거리 가격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상회하며 민생 경제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인상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으나, 세무조사 및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 일부 기업의 독과점 지위 남용과 부당한 공동행위(담합)가 가격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가 조작부터 사적 비용 전가까지… 드러난 부당 영업 실태

지난해 멥쌀, 배추, 마늘, 고등어 등 기초 식재료 가격은 3.7%에서 최대 11.7%까지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2.1%의 수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가격 인상의 이면에는 기업들의 불투명한 회계 처리와 부당 지원 행위가 존재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밀가루 가격 인상을 담합한 혐의로 기소된 대한제분이다. 조사 결과 이 회사는 단가 조작을 통해 원가를 과다 신고함으로써 약 1,200억 원의 소득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탈루된 자금 일부가 명예회장의 장례비와 사주 소유의 고가 스포츠카 유지관리비 등 사적 용도로 사용된 사실이 확인되어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고 있다.


주류 및 가공식품 업계에서도 유사한 행태가 포착되었다.

  • 오비맥주: 판매업체에 1,100억 원 규모의 리베이트를 지급하고 용역업체 수수료를 과다 계상하여 제품 가격을 22.7% 인상하는 근거로 삼았다. 이에 대해 약 1,000억 원의 추징금이 부과되었다.


  • 아이스크림 제조업체: 특수관계법인에 물류비 250억 원을 과다 지급하여 이익을 몰아준 뒤, 제품 가격을 25.0% 인상했다가 수백억 원의 추징을 당했다.


  • 유통 및 제조 C·D사: C사는 원가 하락 시점에도 과점 지위를 이용해 판매가를 10.8% 올렸으며, D사는 낮은 관세 혜택으로 수입 단가가 8% 하락했음에도 판매가는 오히려 4.6% 인상하는 기만적 행위를 보였다.


‘경성 공동행위’에 대한 법원의 엄중한 판단

법조계는 이러한 먹거리 가격 담합을 시장 경제 질서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중대 범죄로 규정한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19조는 부당한 공동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특히 가격 담합은 경쟁 제한 효과가 명확한 반면 효율성 증대 효과는 미비한 ‘경성 공동행위’에 해당한다. 법원은 이에 대해 위법성의 정도가 매우 무겁다고 판단하고 있다.


관련 판례 요지 "부당한 가격 담합은 시장의 자율적 가격 결정 구조를 파괴하는 경성 공동행위로서, 그 위법성이 중대하다." (서울고등법원 2021. 5. 6. 선고 2020누50388 판결)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 시정조치와 더불어 관련 매출액의 10% 범위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입찰 담합의 경우 낙찰자뿐만 아니라 이른바 '들러리' 참여자에게도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는 등 엄격한 잣대를 적용 중이다 (서울고등법원 2022. 10. 26. 선고 2021누33885 판결).


실효성 있는 제재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과제

현행 시스템하에서 기업들이 담합 과징금을 단순한 ‘비즈니스 비용’으로 치부하지 않도록 제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종합적인 대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과징금 부과 한도 상향 및 징벌적 요소 강화다. 부당 이득이 과징금보다 클 경우 담합의 유혹을 차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둘째, 자진신고 감면제도(리니언시)의 내실화와 더불어 공정거래위원회의 능동적인 독과점 시장구조 개선시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세무조사를 통한 제재도 핵심적인 수단이다. 소득세법상 부당행위계산 규정을 적용하여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 지원이나 원가 조작을 차단함으로써 담합의 경제적 유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비자의 직접적인 권리 구제도 활성화되어야 한다.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과 별개로, 담합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법원 역시 과징금 부과와 손해배상책임은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2021. 5. 6. 선고 2020누50388 판결).


결국 민생과 직결된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가격 모니터링 체계 구축과 더불어, 위법 행위에 대한 예외 없는 법 집행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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