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이 비밀번호 누르고 들어왔다면? 주거침입죄, 여기까지 해당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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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연인이 비밀번호 누르고 들어왔다면? 주거침입죄, 여기까지 해당됩니다

2025. 10. 18 14:1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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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주거침입 경계선은

층간소음 항의, 전 연인의 방문, 집주인의 무단 출입. 이런 상황은 모두 '주거침입죄'에 해당할 수 있다. /셔터스톡

"층간소음 때문에 항의하러 갔을 뿐인데 주거침입죄로 고소당할 수 있을까요?"

"헤어졌는데도 전 남자친구가 예전에 알려준 비밀번호로 집에 들어왔어요. 이것도 범죄인가요?"

"집주인이 사전 연락 없이 제 방에 들어왔는데, 불법 아닌가요?"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특히 '주거침입죄'는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서, 의외의 상황에서 발생한다.


주거침입죄가 정확히 무엇인지, 어떤 경우에 성립하는지, 그리고 피해를 입었거나 억울하게 가해자로 지목되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사례와 함께 알아봤다.


주거침입죄, 정확히 무엇인가요?

형법 제319조 제1항은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거침입죄는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하기 위한 범죄다. 대법원은 "주거침입죄에서 말하는 침입은 이른바 의사침해설에 따라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여 주거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본 판례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2020도12630 판결).


즉, 주거침입죄의 핵심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는 출입이다. 물리적으로 문을 부수거나 담을 넘지 않더라도, 거주자가 원하지 않는데 들어갔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다.


주거의 범위, 생각보다 넓다

주거침입죄에서 '주거'는 단순히 집 안의 방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법원은 "다가구용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연립주택·아파트 등 공동주택 안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계단과 복도는, 주거로 사용하는 각 가구 또는 세대의 전용 부분에 필수적으로 부속하는 부분으로서 그 거주자들에 의하여 일상생활에서 감시·관리가 예정되어 있고 사실상의 주거의 평온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부분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거침입죄의 객체인 '사람의 주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2009도4335 판결).


따라서 다음과 같은 장소도 주거에 포함된다.

  • 아파트의 공동현관, 계단, 복도, 엘리베이터
  • 주택의 정원이나 마당
  • 원룸 건물의 공용 출입문 안쪽


'침입'은 거주자의 의사가 핵심

'침입'이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여 주거에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신체의 일부만 들어가도 침입이라는 것이다. 문을 열고 머리나 손만 들이밀어도 주거침입이 성립할 수 있다.


또한, 문을 강제로 열지 않아도 침입이다. 열린 문으로 들어가거나, 비밀번호를 알고 있어서 문을 열고 들어간 경우에도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면 침입이다.


과거에 출입이 허용되었어도 현재 거주자가 원치 않으면 침입이다. 대법원은 "타인의 주거에 평상출입이 허용된 것이라 하더라도 당해 주거침입의 소위가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거나 관리자의 허용치 아니할 의사가 명백히 추측됨에 불구하고 감행된 것인 경우에는 주거침입죄가 성립된다"고 판시했다(4288형상25 판결).


이런 경우도 주거침입에 해당할까?

헤어진 연인이 비밀번호를 알고 있어서 들어온 경우

Q. 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 몇 달이 지났는데, 어제 갑자기 집에 들어와 있었어요. 예전에 제가 알려준 비밀번호로 들어온 것 같은데, 이것도 주거침입인가요?

A. 네, 명백한 주거침입입니다.


과거에 연인 관계였고 출입을 허락했더라도, 현재 거주자(피해자)가 원치 않는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 비밀번호를 알고 있다는 것은 침입 방법일 뿐, 출입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판결에서는 "피고인은 지인인 피해자와 통화를 하였는데, 피해자가 피고인을 비꼬면서 화를 돋우었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거주하는 진주시 소재 원룸건물의 1층 공동출입문으로 들어가, 피해자가 만남을 거부함에도 불구하고 초인종을 계속 누르고, 손으로 출입문을 쳤다"는 이유로 주거침입죄를 인정했다(2020고정124 판결).


층간소음 때문에 항의하러 간 경우

Q. 위층에서 밤늦게까지 시끄러워서 항의하러 갔는데, 문을 열어주지 않아서 계속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렸어요. 나중에 주거침입으로 고소하겠다고 하는데, 이게 말이 되나요?

A.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초인종을 누르거나 문을 두드리는 행위 자체는 일반적으로 주거침입이 아니다. 대법원은 "침입 대상인 아파트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초인종을 누른 행위"는 주거침입죄의 실행 착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2008도1464 판결).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다.

  • 상대방이 만남을 거부했는데도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간 경우
  • 문을 열어주지 않는데도 강제로 문을 열거나 몸을 들이민 경우
  • 장시간 반복적으로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려 거주자의 평온을 심각하게 해친 경우


집주인이 사전 연락 없이 방에 들어온 경우

Q. 월세로 살고 있는데, 집주인이 사전 연락도 없이 제 방에 들어와서 물건을 확인하고 갔어요. 계약서에 집주인의 출입권이 있다고 써있는데, 이것도 주거침입인가요?

A. 네, 명백한 주거침입입니다.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 임차인이 해당 주거에 대한 점유권을 갖게 되므로, 집주인이라 하더라도 임차인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출입하는 것은 주거침입죄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주거침입죄는 사실상의 주거의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이므로, 그 주거자 또는 간수자가 건조물 등에 거주 또는 간수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가의 여부는 범죄의 성립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며, 점유할 권리 없는 자의 점유라 하더라도 그 주거의 평온은 보호되어야 할 것이므로, 권리자가 그 권리를 실행함에 있어 법에 정하여진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그 건조물 등에 침입한 경우에는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2007도11322 판결).


의정부지방법원도 "피고인이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인도명령을 받아 집행관이 피해자에게 강제집행을 예고하기도 한 상황이었고,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피해자가 일정 시점까지 이 사건 아파트를 비워주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지기도 했던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자료로 고려"하였으나, 주거침입죄 성립을 인정했다(2013노1209 판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긴급한 수리가 필요한 경우(예: 수도관 파열, 가스 누출 등)나 화재나 범죄 등 긴급한 위험이 있는 경우다. 다만 이 경우에도 가능한 한 사전에 연락을 시도해야 하며, 사후에 즉시 통보해야 한다.


실수로 다른 집에 들어간 경우

Q. 술을 마시고 집에 가다가 실수로 같은 층 옆집에 들어갔어요. 바로 나왔는데도 주거침입으로 고소당할 수 있나요?

A. 침입의 '고의'가 없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려면 '고의', 즉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여 주거에 들어간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진정으로 실수로 들어간 경우라면 고의가 없으므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실수였음을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고려된다.

  • 주거의 외관이 유사한지
  • 만취 상태였는지
  • 들어간 후 즉시 나왔는지
  • 사과하고 설명했는지


공동주택 공용 부분에 들어간 경우

Q. 아파트 택배를 전달하려고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갔는데, 이것도 주거침입인가요?

A.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대법원은 "공동주택 거주자들에 대한 주거침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그 공용 부분이 일반 공중에 출입이 허용된 공간이 아니고 주거로 사용되는 각 가구 또는 세대의 전용 부분에 필수적으로 부속하는 부분으로서 거주자들 또는 관리자에 의하여 외부인의 출입에 대한 통제·관리가 예정되어 있어 거주자들의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부분인지, 공동주택의 거주자들이나 관리자가 평소 외부인이 그곳에 출입하는 것을 통제·관리하였는지 등의 사정과 외부인의 출입 목적 및 경위, 출입의 태양과 출입한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거의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침해하였는지'의 관점에서 객관적·외형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했다(2021도15507 판결).


따라서 정당한 업무 목적(택배 배달, 우편물 전달 등)으로 통상적인 시간에 출입한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주거침입이 아니다.

그러나 업무와 무관한 목적으로, 또는 야간에, 또는 거주자들이 명백히 원치 않는 방식으로 출입한 경우에는 주거침입이 될 수 있다.


주거침입죄의 처벌 수위

주거침입죄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주거침입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처벌이 가능한 비친고죄다. 하지만 피해자와의 합의는 양형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처벌불원서 제출)하면,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거나 재판에서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등 가벼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더 무겁게 처벌된다.


특수주거침입죄 (형법 제320조)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주거침입을 한 경우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이다.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서는 "위험한 물건인 회칼(길이 약 24cm)을 허리춤에 소지한 채" 주거에 침입한 경우 특수주거침입죄를 인정했다(2016고단1545 판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2명 이상이 공동으로 주거침입을 한 경우에는 형법 각 해당 조항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된다.


다른 범죄와 결합된 경우

주거침입강간죄는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 야간주거침입절도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야간주거침입강도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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