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피해자가 쓴 현실 "1년 내내 맞아도 벌금형"…법으로 따져보니 과장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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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피해자가 쓴 현실 "1년 내내 맞아도 벌금형"…법으로 따져보니 과장 아니었다

2025. 12. 22 17:3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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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해도 하루 분리, 1년 폭행에 벌금형

법과 현실의 간극 드러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스레드에 올라온 가정폭력 피해자의 호소 글이 공분을 사고 있다. 작성자는 "폭력범을 피해자 방에 다시 넣어주는 게 뭐냐. 하루 쉬고 힘내서 또 패라는 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1년간 지속된 폭행에도 가해자는 고작 벌금형을 받고, 이혼 후엔 월 70~80만 원의 양육비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현실. 과연 이 절박한 호소는 어디까지 사실일까.


한 가정폭력 피해자가 본인 스레드에 올린 게시물. /스레드 캡처
한 가정폭력 피해자가 본인 스레드에 올린 게시물. /스레드 캡처


"신고해도 하루 만에 귀가, 손목시계가 전부"... 부분적 사실

작성자가 말한 '손목시계'는 경찰이 지급하는 스마트워치 형태의 긴급신고장치다. 위급 상황 시 버튼만 누르면 112 신고가 접수되는 장치다. 문제는 분리 조치 기간이다.


현행법상 경찰은 긴급임시조치를 통해 가해자를 집에서 퇴거시키거나 100m 이내 접근을 금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조치의 유효기간은 고작 72시간이다. 3일이 지나면 법원의 임시조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강제력이 사라진다.


더 큰 문제는 현실적인 집행 어려움이다. 법원 판례(대전지법 2019고단823)는 경찰의 응급조치 의무를 강조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내 집에서 내가 왜 나가냐"며 버티는 가해자를 강제로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결국 피해자가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와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1년 때려도 벌금형? 감옥 갈 줄 알았는데"... 부분적 사실

"1년간 지속된 폭행에 증거도 십수 개였는데 형사소송 해봤자 벌금형 정도랬다." 이 말 역시 안타깝게도 사실에 가깝다.


가정폭력 사건은 일반 형사사건과 달리 가정의 평화와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가정폭력처벌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검사는 사건을 형사재판 대신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하여 전과가 남지 않는 보호처분(상담, 수강명령 등)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형사재판으로 넘어가더라도 초범이거나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벌금형이나 집행유예에 그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양육비 70만 원, 안 주면 그만"... 뼈아픈 사실

작성자는 "이혼하면 양육비 개 짜침(별로임). 70~80만 원 수준이었고 그나마도 안 주면 받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서울가정법원의 양육비 산정기준표에 따르면, 부모 합산 소득이 300만 원일 때 영유아 1명당 양육비는 약 60~80만 원 선이다. 작성자의 말이 사실인 셈이다.


문제는 "애 키우는데 일을 어떻게 하냐"는 현실적인 호소다. 법원은 양육하는 부모가 일을 하지 않더라도 잠재적 소득 능력이 있다고 보고 양육비를 산정한다. 24시간 아이를 돌보느라 취업이 불가능한 현실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육비를 안 주면 받기 어렵다는 말도 팩트다. 이행명령, 감치, 운전면허 정지 등 제재 수단이 생겼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당장 아이 분유값조차 없는 양육자들에겐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결혼은 10분 컷, 이혼은 소송 지옥"... 사실

혼인신고는 서류 한 장이면 10분 만에 끝나지만, 이혼은 험난하다. 협의이혼을 하려 해도 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3개월의 숙려기간을 거쳐야 한다.


가정폭력이 있으면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지만(민법 제836조의2), 실무상 쉽게 인정받지 못한다. 상대방이 이혼을 거부하면 소송으로 가야 하는데,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리는 긴 싸움을 버텨야 한다.


"폭력 등 긴급한 상황에서는 즉시 이혼이 가능해야 한다"는 작성자의 지적은 현행 제도가 놓치고 있는 사각지대를 꼬집는다. 피해자 분리 조치의 실효성 확보부터 현실적인 양육비 산정 기준 마련까지. 이 글은 단순한 불만을 넘어,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보완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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