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일색' 후기만 가득했던 임블리, 알고 보니 조작⋯"사기죄 아닌가요?"
'칭찬 일색' 후기만 가득했던 임블리, 알고 보니 조작⋯"사기죄 아닌가요?"
공정위 조사 결과⋯SNS 기반 쇼핑몰 업체 7곳에서 후기 조작 등 전자상거래법 위반 적발
지난해 매출 453억원 올린 임블리⋯그에 반해 과태료는 고작 650만원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 소비자 불만 들끓지만, 사기죄 처벌이 어려운 건⋯'이것' 때문

'칭찬 일색'이었던 임블리의 쇼핑몰은 조작된 페이지였다. 공정위는 "거짓된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했다"며 과태료 650만원을 부과했다. /임블리 홈페이지
유명 인플루언서를 전면으로 내세운 온라인 쇼핑몰. 상품 후기 게시판은 늘 칭찬 일색이었다. '최신순', '추천순' 등의 기준으로 정렬을 해봐도 좋은 후기는 항상 위에 있었고, 나쁜 후기는 스크롤을 한참 내려야 겨우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수상한 게시판, 알고 보니 조작된 게시판이었다.
쇼핑몰 '임블리'를 운영하는 부건에프엔씨와 하늘하늘 등 소비자를 속인 온라인 쇼핑몰 7곳이 대거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1일 "이들 SNS 기반의 쇼핑몰 업체가 거짓된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재는 두 곳 모두 과태료 650만원에 그쳤다.
소비자들은 "배신감이 든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특히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지난해 임블리 부건에프엔씨의 매출액은 453억원이었는데, "과태료 650만원은 무의미하다"는 의견이었다.
실제로 형법상 사기죄 등을 적용해 더 강하게 처벌할 수는 없을까. 변호사들과 검토해 봤다.
이번에 공정위가 적발한 위법 사례는 '후기 조작' 하나가 아니었다. 특히 임블리의 '베스트 아이템'에 선정된 제품은 실제로는 쇼핑몰이 '제일 팔고 싶은 아이템'이었다. 판매 금액 등 객관적 기준으로 선정된 것처럼 화면을 꾸몄으나, 실상은 쇼핑몰이 재고량 등을 고려해 임의로 선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쇼핑몰이 후기 게시판, 베스트 아이템 등 메뉴를 조작해 상품을 팔았고, 실제로 여기에 속은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했다면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는 게 아닐까. 변호사들은 "그래도, 실제로 사기죄를 적용하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다. ①제품의 핵심적인 기능을 속인 게 아닌 이상 '기망'(欺罔⋅남을 속여 넘김) 행위로 보기 어렵고, ②시세대로 제품을 구입한 이상 피해자의 '손해'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③기망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①제품의 핵심적인 기능이나 정보를 속인 것이 아니기 때문
변호사들은 이 정도 조작으로는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한 속임수(기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상원의 문인곤 변호사는 "사기죄의 기망 행위에 해당하려면 '소비자의 착오를 일으키게 할만한 허위의 정보'여야 하는데, 이번 사례를 두고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리라 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도 "여지는 있어 보이지만, 사기죄의 '기망'이 되려면 거래에서 중요한 구체적인 사실을 신의 성실 의무(소비자의 신뢰와 기대를 배반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로 허위 고지해야 한다"고 했다.
'변호사김선웅법률사무소'의 김선웅 변호사 역시 "상품 자체의 하자를 숨기거나, 가격을 변동시킨 행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소비자에게) 필요 없는 상품을 구입하게 하는 행위도 아니기 때문에 기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②시세대로 판매됐다면 피해자의 손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
고동관 법률사무소의 고동관 변호사는 "과연 손해가 발생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손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고 변호사는 "판매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지만, 해당 제품이 시장가격으로 판매된 이상 소비자들에게 어떤 손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③쇼핑몰의 '기망' 행위→소비자 구매⋯인과관계 입증이 어렵기 때문
손해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인과관계가 성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 변호사도 있었다.
문인곤 변호사는 "우선 이러한 조작 행위와 제품을 구입한 것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과관계를 입증하려면 '나쁜 후기가 상단에 있었다면 제품을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며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사정을 입증하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고 문 변호사는 말했다.
제품을 구입할 때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후기 조작' 하나만으로는 인과관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다만 법무법인 세현의 조현정 변호사는 "형법상 사기죄의 적용이 가능할 수 있다"며 "전자상거래 또는 통신판매에서의 소비자 보호를 명문화한 전자상거래법 적용도 검토해 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사기죄가 적용된다면 이번에 피해를 입은 소비자 또는 시민단체 등이 고소나 고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표시광고법상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한 변호사도 있었다. 김선웅 변호사는 "후기 조작은 이 법 제3조 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여기에 해당할 경우 처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가능하다.
다만 김 변호사는 "이 법은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가지고 있다"며 "공정위가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등으로 사건을 마무리한다면, 피해자들이 고소하더라도 검찰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했다. 표시광고법 위반은 공정위가 고발해야만 검찰이 수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