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패너 폭행' 당했지만 '3년 지났다'...법원, 직장 괴롭힘 '전부 불인정'
"'스패너 폭행' 당했지만 '3년 지났다'...법원, 직장 괴롭힘 '전부 불인정'
"동태 눈깔" 폭언·스패너 폭행 6년 괴롭힘
법원 "3년 전 일은 소멸" 원고 패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직장 상사들의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으로 우울증 및 공황장애를 겪었다며 근로자가 상급자 4명과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소멸시효 완성' 및 '불법행위 불인정'을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특히, 2019년 5월 28일 이전에 발생한 괴롭힘 행위에 대해서는 민법상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 소멸시효(3년)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했으며, 이후의 행위에 대해서는 불법행위로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인간이 덜 되었다" 폭언부터 스패너 폭행까지…6년간의 직장생활
원고 A는 2015년 5월 피고 회사에 입사해 금형공장에서 근무했으며, 피고 B, C, D, E은 모두 원고와 같은 팀에 근무하는 상급자들이었다.
원고는 입사일부터 퇴사 전까지 피고 C을 비롯한 상급자들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주장된 주요 괴롭힘 행위는 다음과 같다.
- 지속적 폭언 및 면박: 피고 C은 원고에게 "안경이 안 어울린다", "작업복 상태가 왜 그러냐", "할 줄 아는 것이 뭐냐", "눈깔 상태가 동태 눈깔이다" 등 모욕적인 폭언을 일삼았다. 또한 회식 불참 시 "인간이 덜 되었다"며 험담과 모욕을 하기도 했다.
- 폭행: 피고 C은 원고가 업무 중 실수를 할 때 수시로 머리를 때리거나 욕설을 했고, 2015년경에는 아무 이유 없이 스패너로 원고의 머리를 가격한 일도 있었다. 피고 B 역시 실수를 이유로 원고의 머리를 주먹으로 가격했다고 주장했다.
- 퇴사 종용 및 비난: 원고는 폭언, 폭행 등으로 인해 2016년 공황발작을 일으켜 응급실에 실려 갔으나, 상급자들은 "다른 사람도 똑같이 욕을 듣는데 왜 너만 그러냐", "그만 둘 생각을 해보지 않았냐"며 퇴사를 종용했다. 이후 원고는 잦은 산재 요양 후 복직 시 "샤워장 청소, 걸레질" 등 잡일을 지시받았고, "니 몸이 이상하다", "니 이상하다" 등의 폭언과 비난을 지속적으로 들었다.
- 아내 앞 모욕: 2021년 8월, 결혼을 앞두고 원고의 아내를 인사시키기 위한 회식자리에서 피고 D은 원고의 아내에게 "너를 때리는 건 스킨십이야"라고 말하며 원고를 망신주고 모욕했다.
이러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원고는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며, 결국 2021년 11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상세불명의 우울에피소드'를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는 산재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부산지방고용노동청양산지청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시행일(2019. 7. 16.) 이전 행위는 법 적용 대상이 아니며, 이후의 행위는 객관적 입증자료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행정종결 결정을 내렸다.
원고는 상급자들의 불법행위에 따른 위자료 3,000만 원, 그리고 근로환경 제공 의무를 위반한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1,000만 원을 청구했다.
법원 "동일 행태 계속? 독자적 견해…3년 지난 행위는 시효 소멸"
법원은 원고의 청구에 대해 두 가지 쟁점을 중심으로 판단했다.
1. 2019. 5. 28. 이전 행위에 대한 판단: 소멸시효 완성
법원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손해와 가해자뿐만 아니라 가해행위가 불법행위로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음을 안 때를 의미한다.
법원은 원고가 소를 제기한 2022년 5월 28일로부터 3년을 역산한 2019년 5월 28일 이전에 발생한 모든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했다고 판시했다.
원고 측이 "피고들의 행위는 입사 이후부터 현재까지 동일한 행태나 태양으로 계속되고 있으므로 마지막 근무일을 소멸시효 기산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원고의 독자적인 견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2. 2019. 5. 28. 이후 행위에 대한 판단: 불법행위 불인정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며, 이는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은 이 기간 동안의 피고들의 행위가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할 정도의 '괴롭힘' 행위였다고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 잦은 산재와 갈등: 원고가 2019. 5. 28. 이후 실제 근무 기간이 매우 짧았고, 잦은 산재 요양 등으로 다른 근로자들의 업무가 가중되었을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원고가 동료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사정을 고려했다.
- 잡일 지시 및 부적절한 언행: 법원은 원고가 장기간 요양 후 복귀하였고 안전사고를 자주 당하는 등 상급자들이 원고와 작업하기 어려워하는 분위기가 존재했던 점을 감안하면, 청소나 정돈 등 잡일 지시를 괴롭힘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한 "너 때문에 못 살겠다", "니 몸이 이상하다" 등의 발언도 함께 근무하는 데 대한 어려움을 다소 부적절하게 표시한 것으로, 원고에게 고통을 주는 괴롭힘 행위로까지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 산재 판정의 의미: 원고의 우울증 등에 대한 산재 판정은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판단이 아니라, 회사 근무 중 발병 및 근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상급자들의 불법행위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를 전제로 한 회사에 대한 사용자책임 및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 청구 역시 이유 없다고 보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