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촉법소년'들이 훔쳐 타다 망가뜨린 내 오토바이, 배상받을 수 있나요?
중1 '촉법소년'들이 훔쳐 타다 망가뜨린 내 오토바이, 배상받을 수 있나요?
CCTV엔 사고 장면 선명, 부모는 "내 아이가 주동자 아니다" 발뺌…손해배상 대응법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오토바이가 사라진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5일간의 출장을 다녀온 뒤였다.
이틀간의 수소문 끝에 관리사무소 CCTV를 확인한 A씨는 황당한 장면을 목격했다. 중학교 1학년 학생 4명이 오토바이에 달린 주머니에서 키를 꺼내 여러 차례 무단으로 운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오토바이는 심하게 긁히고 파손된 상태였다.
어렵게 가해 학생의 부모와 연락이 닿았지만, 돌아온 것은 사과가 아니었다. 오히려 "내 아이가 주동자가 아니다"라는 책임 회피성 발언뿐이었다. 심지어 학생들은 파손된 오토바이를 원래 자리가 아닌 자신들의 집 주차장에 세워두기까지 했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인 중학생들. A씨는 망가진 오토바이에 대한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을까?
형사처벌은 어렵지만, '소년보호처분' 대상은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형사처벌은 어려워도 법적 책임을 물을 방법은 있다. 가해 학생들이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베테랑 유환선 변호사는 "무단 사용 행위는 자동차등불법사용죄 또는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고, 파손은 재물손괴죄가 문제된다"고 설명했다.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 대신 가정법원 소년부로 보내져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법률사무소 정중동 김상윤 변호사는 "경찰에 절도, 자동차등불법사용, 재물손괴 혐의로 신고하면 범행 당시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확인될 경우 소년부로 송치돼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형사처벌 전과가 남는 것은 아니지만, 경찰 수사와 소년부 재판을 통해 사건의 실체가 규명되고 사안에 따라 소년원 송치 등 무거운 처분이 내려질 수도 있다.
'내 아이가 주동자 아니다' 주장, 통할까?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형사 문제와는 별개다. 변호사들은 가해 학생들은 물론 그 부모들에게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가해 학생 부모가 "자신의 자녀가 주동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 변호사들은 법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여러 명이 공동으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우, 가담자 모두가 전체 손해에 대해 함께 책임지는 '연대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수인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손해를 가하면 연대책임을 진다"며 "가해 학생들 각자와 각 부모를 함께 상대로 연대책임 형태로 청구하는 것이 실무상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 역시 "부모는 민법상 감독의무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며 "오토바이 파손 비용 전액을 부모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해 학생 측이 오토바이를 원래 위치로 돌려놓지 않고 다른 곳에 숨겨둔 정황은 불법행위의 고의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경찰 신고'와 '내용증명'
변호사들은 가장 효과적인 대응 방법으로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병행할 것을 추천했다.
우선 CCTV 영상, 파손 사진 등 증거를 확보해 경찰에 정식으로 신고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이는 민사소송에서 가해 사실을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이와 함께 가해 학생들의 부모 모두에게 손해 내역과 배상 요구를 담은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이 좋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는 "가해자 측에 사실관계와 배상 요구를 정리한 내용증명을 보내고, 경찰에는 절도와 재물손괴 취지로 신고하는 방식이 실무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윤승진 변호사는 "경찰 고소와 병행하여 부모들에게 정식으로 피해 회복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여 책임 있는 태도를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상 범위는 오토바이 수리비는 물론, 수리 기간 동안 오토바이를 사용하지 못해 발생한 손해(대체교통비 등)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까지 포함될 수 있다. 만약 부모들이 끝까지 배상을 거부한다면 민사소송을 통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