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명은 죽고 5명은 살아남았다…공포의 무용학원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단독] 1명은 죽고 5명은 살아남았다…공포의 무용학원

2021. 07. 10 10:59 작성2021. 07. 12 11:47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경남의 한 무용학원⋯학원 원장은 제자들을 '소유물'로 여겼다

피해자 사망한 지 5년 만에 뒤늦게 밝혀진 학원 원장의 범행

2심에서 오히려 형량 늘어⋯대법원, 징역 8년형 확정

경남의 한 무용학원에서 무용수의 꿈을 키우던 고등학생 6명. 이들 중 1명은 결국 사망했고, 5명은 살아남았다. 그렇게밖에 표현이 되지 않았다. 이들의 스승이었던 무용학원 원장 A씨가 극악한 학대를 일삼았기 때문이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경남의 한 무용학원. 이곳에서 무용수의 꿈을 키우던 고등학생 6명이 있었다. 이들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밝고 구김 없는 성격, 장래 희망은 무용학원 강사.'


그런데 이들의 낯빛이 점점 어두워져 갔다. 그러던 중 1명은 결국 사망했고, 5명은 살아남았다.


그렇게밖에 표현이 되지 않았다. 이들의 스승이었던 무용학원 원장 A씨가 극악한 학대를 일삼았기 때문이다. 강력범죄 사건을 많이 맡는 변호사조차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악질적 범행"이라며 "참담함을 금치 못했다"고 밝힐 정도였다.


2시간 동안 계속된 물고문 끝에 사망한 피해자⋯원장은 범행 은폐

목숨을 잃은 건 단원 6명 중 맏언니였던 B(19⋅사망 당시)양이었다. 사실 B양은 A씨의 학대에 가장 취약했다. B양은 부모님의 이혼, 아버지의 재혼 등으로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청소 등을 하는 조건으로 학원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다니던 고등학교도 자퇴하면서 전적으로 원장 A씨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A씨는 그런 B양에게 1년 이상 가혹 행위를 반복했다. 이유는 너무나 사소했다.


'학원에서 기르던 개의 분변을 제때 치우지 않았다.'

개의 분변을 먹인 이유였다.


'밥과 반찬을 제대로 먹지 않고 남겼다.'

상한 반찬을 먹인 이유였다.


'계단 청소 상태가 불량하다.'

혀로 바닥을 핥게 한 이유였다.


직접적인 폭행도 있었다. A씨는 길이 약 100cm의 무용 소품용 나무 지팡이로 B양의 허벅지를 수십 번 내리쳤다. B양은 이 사건으로 허벅지가 괴사하면서 전치 약 5주의 상해를 입었다.


학대는 날이 갈수록 점점 심해졌다. 차마 기사에 담을 수 없는 변태적이고 가학적인 행위들이었다.


결국 B양은 A씨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당시 A씨는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원 화장실로 B양을 끌고 갔다. 양손을 등 뒤로 묶고, 비닐봉지를 B양의 머리에 씌웠다. 그리고는 비닐봉지에 물호스를 갖다대고 물을 틀었다. B양은 그렇게 화장실에서 2시간 넘게 물고문을 당했다. 그러다 세상을 떠났다.


다른 피해자들도 위험했다⋯폭행은 일상, 흉기로 찌르기까지

하지만 이런 원장의 범행은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다. B양이 숨진 뒤 원장 A씨는 경찰에 "B양이 화장실에 씻으러 갔는데 죽어있는 채로 발견됐다"고 했다. B양의 상처 흔적들에 대해서는 "스스로 자해한 것이며 평소에도 정신적인 문제가 많았다"고 진술했다.


피해자(학생)들을 대상으로 단단히 입단속을 시켰다. 그렇게 수사망을 빠져나간 A씨는 아무렇지 않게 그들을 계속 가르쳤다. 학대와 함께.


남은 피해자들이 A씨에게 뺨을 맞는 것은 예삿일이었다. 나무막대기로 온몸을 맞기도 했다. 또한, 매트도 없는 시멘트 바닥에서 '핸드 스프링(덤블링)'을 하기도 했다. 동작에 실패하기라도 하면, 피해자들은 그대로 시멘트 바닥에 가슴, 엉덩이 등을 찧었다. 뼈에 금이 가 입원한 피해자도 있었지만 원장 A씨는 이를 멈추지 않고 또 시켰다.


'무용 동작이 미숙하다.'

원장 A씨가 가혹행위를 한 이유였다.


더욱이 피해자들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겼던 A씨는 피해자들의 휴대전화를 강제로 빼앗기도 했다. 남자친구를 만난다는 이유였다. 피해자 중 1명에게는 흉기를 휘두르기도 했다.


'학원을 그만두고, 대학을 가겠다고 했다.'

"아킬레스 건을 끊어버리겠다"는 협박과 함께 흉기로 피해자를 찌른 이유였다.


첩보에 의해, 피해자 사망 5년 뒤 원장의 악행은 밝혀졌다

'마이법률사무소'의 김지혁 변호사. /로톡 DB
'마이법률사무소'의 김지혁 변호사. /로톡 DB

그렇게 다른 피해자들에게 가혹 행위를 일삼던 A씨. 그의 범행은 B양이 사망한 지 약 5년 뒤 경찰에 수사 첩보가 하나 들어오면서 발각됐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김지혁 변호사(마이법률사무소)는 "B양이 사망했을 때 수사가 진행된 것으로 보이나, 결국 당시엔 단순 변사 사건으로 처리된 것 같다"며 "A씨가 위와 같이 거짓 진술하면서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진술을 종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사 첩보는 어떻게 들어오게 됐을까. 김 변호사는 "누군가 경찰에 익명으로 제보를 했거나, 관련 소문이 떠도는 것을 경찰이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며 "애초에 피해자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완전 범죄'가 되기는 어려운 특성의 범죄였다"고 밝혔다.


1심, 징역 7년 실형 선고⋯재판부 "무고한 생명 앗아가"

그렇게 결국 재판에 넘겨진 A씨. 적용된 혐의만 7개였다. 폭행치사, 특수상해, 공갈, 상해, 강요,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특수폭행까지.


지난해 3월, 1심 법원은 A씨에게 징역 7년 실형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창원지법 통영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진현섭 부장판사)는 그 이유에 대해 "피고인(A씨)은 피해자들에게 사건에 관한 진실 은폐를 종용했고, 5년이 넘는 기간 범행을 숨겨왔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의 사망을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도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중대한 결과가 발생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형사처벌 전과가 없는 점 △피해자 중 일부와 합의한 점 등을 유리한 양형사유라고 밝혔다.


해당 사건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 /그래픽 = 조소혜 디자이너
해당 사건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 /그래픽 = 조소혜 디자이너


2심에서 '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 선임했지만⋯오히려 형량 늘어

검사는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A씨 측은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각각 항소했다. 특히 A씨는 2심 대응 과정에서 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까지 선임했다.


하지만 2심 결과 오히려 형량이 더 늘었다. 지난해 8월, 부산고법 창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진석 부장판사)는 A씨에게 징역 8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숨을 거둔 피해자 B양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표현했다. "무용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피해자가 19세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됐다"며 "피고인의 무자비한 행위로 인해 고귀한 생명이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한 채 희생됐다는 점에서 엄중한 죄책을 물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1심보다 2심에서 형량이 오히려 늘어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김지혁 변호사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1심에서는 A씨가 부모를 대신해 B양을 돌봤다는 점이 (유리한 양형사유로) 상당히 참작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2심은 이를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심은 그보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며 변태적이고 가학적인 행위를 반복적으로 강요했다"고 A씨를 꾸짖는데 무게를 실었다.


A씨는 사건을 대법원까지 끌고갔지만, 대법원의 판단도 2심과 같았다. 지난해 11월 대법원(주심 박정화 대법관)은 "원심(2심)이 징역 8년을 선고한 것을 심히 부당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독자와의 약속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