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페달 밟는 모습 고스란히" 22명 사상 부천 돌진 사고 운전자 첫 재판서 혐의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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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페달 밟는 모습 고스란히" 22명 사상 부천 돌진 사고 운전자 첫 재판서 혐의 인정

2026. 01. 13 12:04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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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달 블랙박스' 증거에 60대 운전자 시인

"차가 앞으로 밀렸다" 기억과 대조

'22명 사상' 부천 돌진사고 낸 60대 구속심사 /연합뉴스

경기 부천 제일시장에서 1톤 트럭을 몰고 돌진하여 22명의 사상자를 낸 60대 운전자가 첫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13일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7단독 황방모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는 공소사실을 시인하며 고개를 숙였다.


사고는 지난해 11월 13일 오전 10시 54분경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A씨는 변속기를 후진(R) 위치에 둔 채 차량에서 내렸으나, 정차한 차량이 움직이자 급히 다시 올라타 제동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변속기를 주행(D)으로 잘못 조작하고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차량이 시장 내부로 돌진해 4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치는 참사가 빚어졌다.


조사 결과 트럭 내부에 설치된 '페달 블랙박스'에는 사고 당시 A씨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는 모습이 명확히 기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 측 변호인은 법정에서 "대부분의 사실관계를 인정한다"면서도 "피고인은 하차 당시 차가 앞으로 밀렸다는 취지로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A씨는 5년 전부터 뇌혈관 질환인 모야모야병을 앓아왔으나 사고 당일 운전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질병과 사고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황 판사는 "충분한 사과와 정리가 필요할 것"이라며 "증거 조사는 마쳤으며 피해자들과의 합의를 위해 다음 재판을 속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검찰은 사망자 3명과 관련된 혐의를 우선 기소했으며, 나머지 사상자 건에 대해서도 추후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기본 주의의무 저버린 '변속기 오조작'... 법적 책임 피하기 어려워

이번 사건의 핵심 법적 쟁점은 운전자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여부와 그 정도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1항에 따르면 운전자가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할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A씨의 행위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과실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첫째는 하차 시 변속기를 주차(P) 위치에 두지 않은 점이며, 둘째는 재승차 후 페달을 오조작한 점이다. 판례는 자동차를 정차할 때 지형과 도로 상태에 맞춰 변속기나 브레이크를 정확히 조작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를 운행 중 사고로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4다71232 판결).


"변속기의 후진 기어를 주차 기어로 착각하여 후진 기어에 두고, 시동을 끄지 않고 승용차에서 하차하여 사고가 발생한 사안에서 법원은 운전자의 업무상 과실을 인정한 바 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1. 1. 15. 선고 2020고합268 판결 참조)


급박한 상황 속 '판단 착오'도 과실... 페달 블랙박스가 결정적 증거

A씨 측은 차량이 밀리는 급박한 상황에서 당황하여 실수를 저질렀다는 취지로 항변하고 있으나, 법조계에서는 이를 면책 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운전자는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에서도 조향 및 제동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차 사고로 당황한 운전자가 제동 페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아 2차 사고를 낸 사안에서 법원은 "몹시 당황하여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과실 책임은 면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부산고등법원 2022. 5. 12. 선고 2021노302 판결). 특히 이번 사건은 페달 블랙박스라는 객관적 물증이 존재하여 A씨의 능동적인 가속 페달 조작 사실이 증명된 상태다.


아울러 A씨가 앓고 있는 모야모야병과 사고의 인과관계 역시 쟁점이 되었으나, A씨 스스로 질병의 영향을 부인하고 있고 페달 블랙박스 영상 속 조작 행위가 의식적인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여 질병에 의한 불가항력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향후 재판은 22명이라는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결과의 중대성과 피해자들과의 실제 합의 여부에 따라 최종 양형이 결정될 전망이다. 현재 검찰의 추가 기소가 예정되어 있어 A씨의 법적 책임 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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