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엔 형사, 4개월 전엔 민사 책임질 수 있던 설민석⋯지금은 모든 책임에서 자유롭다
3년 전엔 형사, 4개월 전엔 민사 책임질 수 있던 설민석⋯지금은 모든 책임에서 자유롭다
역사 왜곡 논란에 이어 이번엔 논문 표절 의혹 제기된 강사 설민석
총 문장 747개 가운데 187문장이 100% 표절⋯표절 의심 문장도 332개
"연구 게을리했다, 과오 인정한다" 사과문 올리며 "모든 방송 하차하겠다"

방송에서 '역사 왜곡 논란'을 부른 한국사 강사 설민석. 이번엔 '석사 논문 표절 의혹'까지 휩싸였다. 설씨는 결국 사과문을 올리며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캡처
방송에서 '역사 왜곡 논란'을 부른 한국사 강사 설민석이 '석사 논문 표절 의혹'까지 휩싸였다.
설민석은 "연구를 게을리했음을 인정한다"며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고 밝혔지만, 그걸로 모든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까.
사실 논문 표절은 형사 처벌 대상인 동시에, 민사적으로도 배상을 해야 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다.
하지만 취재 결과, 설민석은 운 좋게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운 것으로 확인됐다. 형사적으로 책임을 물릴 수 있는 공소시효가 지난 데다, 민사적으로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한계인 소멸시효가 채워졌기 때문이다.
29일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설민석의 논문은 표절 검사 사이트 '카피킬러'에서 표절률 52%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카피킬러를 통한 유사도가 15~25%를 넘으면 표절로 본다.
문제가 된 논문은 설민석이 지난 2010년 연세대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을 당시 썼던 졸업논문(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연구)이다.
설민석은 이 논문에 다른 사람의 논문이나 블로그, 월간지 등의 문장을 그대로 베끼어 쓰거나 짜깁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문은 총 747문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중 187문장은 타인의 문장을 그대로 표절했다. 표절이 의심되는 문장도 332개다.
논문에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논문 등을 이용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를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표절이다.
저작권법 제4조는 소설과 시 등과 함께 논문을 '저작물'이라고 규정한다. 따라서 논문을 작성한 사람의 허락 없이 함부로 그 내용을 복제하는 등의 행동을 해선 안 된다.
만약 해당 논문의 저자가 아닌데 저자인 것처럼 표시해 공개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논문을 그대로 가져다 쓴 설민석에게 적용될 수 있는 혐의다.
하지만 표절이라고 해도 실제로 법적 책임을 질 확률은 거의 없다. 저작권법에서 정한 공소시효 7년을 넘겼다면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설민석은 10년 전인 지난 2010년 8월에 석사학위를 받았기 때문에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상태다. 표절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시간은 지난 2017년에 끝난 것이다.
논문 표절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에 해당할 수도 있다. 이 혐의는 부정한 방법으로 타인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설민석의 석사 논문 심사와 통과는 대학원이 처리하는 업무다. 따라서 표절이 아닌 것처럼 논문을 제출해 대학원 관계자를 속여(위계) 심사를 받았다면 대학원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 된다.
하지만 이 범죄 또한 공소시효가 7년이다. 저작권법 위반과 마찬가지로 설민석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설민석이 참고한 논문의 저자들이 설민석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저작권법 위반 사건을 처리해본 경험이 많은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해당 손해배상에 대한) 소멸시효는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 있은 날로부터 10년"이라고 했다. 손해배상청구 역시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볼 수 있다.
설민석입니다. 금일 보도된 석사 논문 표절 사태로 많은 분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 저는 2010년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역사교육과 석사 논문으로 제출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연구>를 작성함에 있어 연구를 게을리하고, 다른 논문들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인용과 각주 표기를 소홀히 하였음을 인정합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의 과오입니다. 교육자로서,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안일한 태도로 임한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제 강의와 방송을 믿고 들어주신 모든 분들, 학계에서 열심히 연구 중인 학자, 교육자분들께 누를 끼쳐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일에 더 신중히 임하겠습니다. 저에게 보내주셨던 과분한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해 참담한 심정입니다.
저는 책임을 통감하여 앞으로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습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다시 더 배우고 공부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