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 벽지 뒤 '곰팡이 지옥'…집주인 땜질식 보수에 세입자 건강 이상, 계약 해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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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 벽지 뒤 '곰팡이 지옥'…집주인 땜질식 보수에 세입자 건강 이상, 계약 해지되나

2026. 06. 22 15:28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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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다음 날부터 덮친 악취

전문가 9인의 '안전 탈출' 시나리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보증금 2천만 원, 월세 60만 원에 입주한 새집이 사실은 곰팡이로 뒤덮인 '지옥'이었다.


입주 다음 날부터 시작된 악몽은 집주인의 무책임한 대응과 엉터리 보수로 이어졌고, 세입자는 결국 건강 이상을 느껴 병원 진료까지 예정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 9인은 명백한 계약해지 사유라면서도, 보증금을 온전히 지키려면 반드시 따라야 할 '법적 순서'가 있다고 경고했다.


"직접 닦으세요"…새집의 배신, 벽지 뒤에 숨은 곰팡이

새 보금자리에 대한 부푼 꿈은 단 하루 만에 산산조각 났다.


A씨는 보증금 2000만 원, 월세 60만 원에 2년짜리 임대차 계약을 맺고 새집에 입주했다. 하지만 이사 다음 날부터 집안 전체에 코를 찌르는 곰팡이 악취가 진동했다.


냄새의 근원을 찾던 A씨는 현관 벽 하단에 부자연스럽게 덧대어진 벽지를 발견했고, 이를 뜯어내자 시커먼 곰팡이와 부식된 석고보드가 흉측한 모습을 드러냈다.


A씨가 즉시 집주인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돌아온 대답은 "직접 닦으라"며 벽지를 제공한 것이 전부였다.


A씨가 수일간 직접 곰팡이를 제거했지만 악취는 사라지지 않았다.


재보수 요청 끝에 집주인은 석고보드 철거 및 재시공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도배만 진행하고 "좀 참아보라"고 했다.


결국 재차 항의한 뒤에야 석고보드를 뜯어냈고, 그 안에서는 엄청난 양의 곰팡이가 발견됐다. 보수는 한 달 넘게 이어졌지만, 그마저도 집주인 지인이 시간 될 때만 와서 보수하는 '땜질식 처방'에 그쳤다.


악취는 여전했고, A씨는 “두통, 호흡 불편, 가슴 답답함 등의 증상이 있어 잠도 못 자고 있으며, 병원 진료도 예정돼 있습니다”라고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계약 해지 충분"…9인의 변호사, 핵심은 '거주 불능' 입증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계약 해지가 가능한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임대인에게는 세입자가 집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유지해야 할 의무(민법 제623조)가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곰팡이 자체보다도 지속적인 악취와 건강상 문제, 반복적인 보수 실패가 중요합니다"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이 정도라면 단순 생활 불편 수준을 넘어 주거 목적 달성이 어려운 상태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상산 채한규 변호사 역시 "두통·호흡 불편 등 건강 이상 증상까지 발생하고 있다면 단순한 불편을 넘어 정상적인 거주가 곤란한 중대한 하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최동준 변호사는 "계약 해지를 주장하려면, 하자가 중대하고 임대인이 이를 적절히 해결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라며 증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A씨가 보관 중인 사진, 문자, 녹취 등은 소송의 승패를 가를 결정적 자료가 될 수 있다.


법무법인 연우 이숭완 변호사는 "또한 임대인이 보수를 반복했다는 사실 자체가 하자 존재를 인정한 정황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라며 A씨에게 유리한 점을 분석했다.


'보증금 2천' 지킬 최후의 보루, "섣부른 퇴거는 금물"

그렇다면 A씨는 당장 짐을 싸서 나와도 될까?


전문가들은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다.


보증금 2천만 원을 지키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는 "보증금을 돌려받기 전에 짐을 빼고 타지역으로 전입신고를 하시면 기존 주택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게 됩니다"라며 섣부른 퇴거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집이 경매에 넘어가거나 주인이 바뀌었을 때 보증금을 지킬 수 있는 핵심 권리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내용증명으로 계약 해지를 명확히 통보해야 한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가능하다면 내용증명으로 하자 내용, 보수 경위, 계약해지 의사, 보증금 반환기한을 명확히 남기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둘째, 계약이 해지됐음에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상산 채한규 변호사는 "퇴거 전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여 등기를 마친 뒤 이사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임차권등기가 완료되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더라도 기존 집에 대한 권리가 그대로 유지된다.


이 순서를 지켜야만 보증금을 떼일 위험 없이 '곰팡이 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는 셈이다.


집주인이 하자를 빌미로 원상회복 비용을 청구할 가능성에 대해 디센트 법률사무소 홍푸른 변호사는 "하자가 입주 전부터 존재했고 임대인도 이를 인지한 사실(벽지로 덧댄 흔적, 통보 내역)이 증거로 뒷받침된다면 원상회복 책임을 배척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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