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에게 욕 한 번 썼다가 대량고소 당했습니다…‘빨간줄’ 그일까요?
유명인에게 욕 한 번 썼다가 대량고소 당했습니다…‘빨간줄’ 그일까요?
고소장엔 ‘지속적 모욕’이라고 표현
전과 없는 초범, 단발성 악플 처벌 수위는?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명인을 비방하는 글을 한 줄 남겼던 A씨는 최근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해당 유명인이 다수의 누리꾼을 ‘대량 고소’했고, A씨 역시 피의자 중 한 명이 됐다는 것이다.
A씨가 쓴 글은 “또 지랄 시작, xx 걍 은퇴하지 왜 자기 명성 지손으로 깎아먹냐?”는 내용이었다.
고소장에는 A씨의 혐의가 ‘모욕’으로 적혀 있었지만, 다른 피의자들의 행위와 묶여 ‘지속적인 모욕’ 등으로 표현돼 있었다.
A씨는 전과 없는 초범인데다 해당 연예인에 대한 악성 게시물은 이 글이 유일했다. A씨는 이런 경우에도 수백만원의 벌금을 내고 전과기록(빨간줄)까지 남게 될지 두려운 상황이다. 단 한 번의 악플로 대량 고소 명단에 포함된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고소장의 ‘지속적 모욕’, 단 한 번 글 쓴 나에게도 해당할까
A씨가 가장 혼란스러워 한 부분은 ‘지속성’이다. 자신은 분명 한 번 글을 썼을 뿐인데, 고소인이 여러 사람을 한꺼번에 고소하며 ‘지속적인 모욕’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이 부분에 대해 A씨의 실제 행위만이 판단 기준이 된다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한강 김전수 변호사는 “고소인이 여러 사람을 함께 고소하면서 ‘지속적인 모욕’ 등의 표현을 기재했더라도, 실제 적용되는 사실관계는 게시글과 행위만을 기준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조율 조가연 변호사 역시 “정보공개청구 자료에 ‘지속적인 모욕’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더라도, 실제 반복 게시글이 존재하는지는 수사기록과 증거를 통해 확인되어야 한다”고 짚었다. 즉, A씨가 실제로 해당 게시글 외에 다른 글을 쓰지 않았다면 ‘지속성’ 혐의는 인정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욕설 표현은 모욕죄 가능성 높아…“공적 활동 비판” 주장도
다만 A씨가 사용한 표현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심한 욕설과 같은 표현은 모욕죄로 처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법무법인 연우 남부분사무소 백지예 변호사는 “유명인을 특정해 공개 커뮤니티에 경멸적 표현을 게시했다면 모욕죄의 공연성·특정성·모욕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법률사무소 명중 임승빈 변호사도 “표현 자체는 판례상 모욕적 언사로 인정된 사례가 많아 표현의 강도만 보면 불리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법적으로 모욕죄는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해당 표현이 유명인의 공적인 활동에 대한 비판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면 다툴 여지는 있다.
법원은 공인의 공적 활동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담은 글에 일부 모욕적 표현이 포함됐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으면 위법하지 않다고 보기도 한다. A씨의 글이 유명인의 ‘은퇴’, ‘명성’ 등 공적 영역과 관련된 비판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전과 피하려면…초범·1회성 강조하고 조사 임해야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처벌 수위를 낮추거나 피할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조사 과정에서의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A씨에게 유리한 사정인 ‘초범’이라는 점과 ‘단발성 게시물’이라는 점을 조사 과정에서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신언 법률사무소 박영재 변호사는 “전과 없는 초범이고, 단발성이며 이후에 추가 글이 없다면 처분이 무겁게 가지 않도록 다툴 여지가 있다”고 조언했다.
진술 태도도 중요하다. 김전수 변호사는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추측하여 답하거나, 감정적으로 상대방을 다시 비난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게시글을 작성한 경위와 당시 상황을 사실대로 설명하고, 반복적으로 모욕하거나 악의적으로 괴롭힐 의도는 없었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진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단발성 발언이고 반성하며 피해자와 합의할 의사가 있다는 사정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욕죄는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면 처벌할 수 없는 ‘친고죄’이므로, 합의가 이루어지면 사건은 그대로 종결될 수 있다.
벌금형이 확정되면 전과기록이 남는다. 하지만 초범이고 사안이 경미하며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깊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려 전과기록 없이 사건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