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중 의심 없이 건네준 체크카드 때문에 '빨간 줄'⋯"몰랐다" 변명 안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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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중 의심 없이 건네준 체크카드 때문에 '빨간 줄'⋯"몰랐다" 변명 안 통한다

2020. 03. 26 10:50 작성2020. 03. 26 11:02 수정
김진희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h.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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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과정인 줄 알고 체크카드 건넸다가⋯ 통장 정지, 경찰조사, 그리고 벌금형까지

변호사들 "몰랐다는 변명 안 통한다"

개인 대출을 알아보던 중 '체크카드'를 요구하길래 의심 없이 줬다가 벌금형을 받게 된 A씨. "정말 몰랐다"며 억울해하지만 이런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절박한 상황이었다. 한시가 급했다. 그래서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덜컥 신청했던 게 이 사달이 났다. 법원으로부터 날아온 '벌금 통지'. A씨는 과거의 자신을 뜯어말리고 싶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생활비가 부족한 나머지 A씨는 온라인에서 '개인 대출'을 검색했다. 개인 대부업체에서 진행하는 게 찜찜하긴 했지만 우선 급한 불을 끄고 봐야 했다. 그래도 나름 여러 업체를 알아봤고, B업체에서 대출을 진행하게 됐다. 그러면서 B업체는 A씨의 체크카드를 요구했다. 다른 업체들에서도 체크카드를 요구했었기 때문에 별 의심 없이 '원래 대출 과정이 이런 건가 보다' 하면서 넘겼다.


신청한 대출금을 받기로 한 날, A씨는 그것이 실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업체에 준 체크카드와 연결된 통장은 정지돼있다. 은행을 통해 A씨의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사용되었다는 이야기도 동시에 들었다. A씨는 철저히 대출사기를 당한 것이다.


A씨의 불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엔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고 했다. 억울한 마음에 경찰 조사에서 A씨가 겪었던 상황을 상세히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 반응은 차가웠다. 자신을 사건 피해자가 아니라, 범죄 피의자로 대했다.


그러더니 결국 벌금을 내라는 법원의 명령이 날아왔다.


대출 과정이라 해서 따랐을 뿐인데⋯ 벌금형을 받은 이유는?

변호사들은 A씨에게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그리고 사기죄까지 적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①체크카드를 업체에 전달한 것 :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

"모르고 했다" "몰랐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변호사들은 A씨가 자신의 체크카드를 타인에게 전달했다는 것 자체에 혐의가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갑을의 옥민석 변호사, 법률사무소 현율의 배준석 변호사와 법무법인 시헌의 이원희 변호사는 '접근매체(통장⋅카드⋅공인인증서 등)'를 대여한 사실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디딤 홍앤주의 홍영택 변호사도 "우리법은 통장이나 체크카드 등의 접근매체를 사용하고 관리함에 있어 양도하거나 대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유 불문하고 다른 사람이 자신의 통장이나 카드를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하였다면 이는 위반행위라는 것이다.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②체크카드가 범죄에 사용될 것을 알았다면? : 사기죄 공범

여기에 더 나아가 A씨가 빌려준 체크카드가 '금융 사기 범죄'에 사용된다는 것을 알았다면 사기의 공범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사기죄의 공범으로 인정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처해질 수 있다.


서울종합법무법인의 서명기 변호사는 "공범의 성립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옥민석 변호사도 의견에 동의했다.


"정말 억울하다" 정식재판 청구해본다면?

A씨는 '모르고 했던' 점을 언급하여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배준석 변호사는 "벌금이 200만원 이상으로 나왔다면, 정식재판을 청구해보라"고 조언했다. 200만원 보다 높은 금액의 형량을 받았다면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것 괜찮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벌금이 크게 줄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법률사무소하율의 하정미 변호사도 "억울한 게 있다면 7일 이내 정식재판을 청구하라"고 조언했다. 벌금형을 전달받은 후, 7일이 경과하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하 변호사는 "그러나 정식재판을 청구한다고 하더라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는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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