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신 차려!" 아내 뺨 8대 때린 남편…법원은 폭행 아닌 보호라 봤다
[단독] "정신 차려!" 아내 뺨 8대 때린 남편…법원은 폭행 아닌 보호라 봤다
조현병 앓는 아내 제지하려 뺨 7~8대 때려
아내는 "효자손으로 맞았다" 주장했지만
법원 "사회상규 위배 안 돼"
![[단독] "정신 차려!" 아내 뺨 8대 때린 남편…법원은 폭행 아닌 보호라 봤다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764213875277276.png?q=80&s=832x832)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지난해 9월 17일 새벽, 경기도 평택의 한 아파트. 남편 A씨는 현관문을 나서려는 아내 B씨(62)를 필사적으로 막아섰다. 아내는 10년 넘게 조현병을 앓고 있었다. 이날도 증상이 도져 무작정 집 밖으로 나가려던 참이었다.
말려도 소용없자 다급해진 A씨는 아내의 어깨를 붙잡고 양손으로 뺨을 7~8차례 때렸다. 이 행동은 결국 '폭행' 혐의가 되어 A씨를 법정에 세웠다. 아픈 아내를 때린 비정한 남편일까, 아니면 위급한 상황에서의 불가피한 선택이었을까.
"효자손으로 맞았다" vs "가볍게 쳤을 뿐"
사건의 진실을 두고 부부의 진술은 엇갈렸다. 검찰은 A씨가 "정신을 차려라"라고 말하며 피해자의 뺨을 때려 폭행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반면 피해자인 아내 B씨의 주장은 훨씬 구체적이고 충격적이었다. 그녀는 수사 과정에서 "남편이 효자손 등을 사용해 온몸을 때려 상처를 입었다"고 진술하며 고소했다.
하지만 남편 A씨는 일관되게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새벽에 아내가 집 밖으로 나가려고 해서, 정신을 차리라는 의미로 뺨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쳤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 "때린 건 맞지만, 죄는 아니다"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장민하 판사는 이 사건을 형법 제20조 '정당행위'로 판단했다. 정당행위란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를 말하며, 이 경우 처벌하지 않는다.
재판부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핵심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문제다. 재판부는 B씨가 2010년부터 환각이나 환청 증상을 겪으며 여러 차례 입원 치료를 받아온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은 환각, 피해망상 등 조현병의 증상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있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A씨가 효자손으로 무자비하게 폭행했다면 남았을 상해 증거 등이 부족했던 점도 B씨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렸다.
둘째, 행위의 동기와 목적의 정당성이다. 법원은 A씨의 행동이 아내를 괴롭히려는 폭력이 아니라, 보호하려는 조치였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뺨을 때린 행위는 피해자의 이상행동을 제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결국 법원은 A씨의 행위가 외형상으로는 폭행에 해당할지라도, 위법성이 조각되어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참고]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5고정190 판결문 (2025. 11. 11.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