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 사건] "당신과 업소 직원의 관계 폭로하겠다" 1억 뜯어낸 협박범의 '반전'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그날, 그 사건] "당신과 업소 직원의 관계 폭로하겠다" 1억 뜯어낸 협박범의 '반전'

2021. 03. 19 14:47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5000만원 대가로 관계 정리하기로 했지만⋯한 달 뒤 시작된 '누군가'의 협박

총 1억 2000만원 넘겼지만⋯협박범은 5억원을 더 달라고 했다

수사 결과 밝혀진 협박범의 '반전' 정체

A씨는 매달 500만원 이상의 현금을 유흥업소 직원 B씨에게 주며 소위 '스폰서' 관계를 이어갔다. 그러다 관계를 정리했는데 이후 정체 모를 사람에게 협박을 받기 시작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그래픽 및 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던 A씨는 사실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 그는 매달 500만원 이상의 현금을 유흥업소 직원 B씨에게 주며 관계를 이어갔다. 소위 '스폰서' 관계였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이 관계를 지속할 순 없었다. 그는 이 관계를 끝내기로 마음먹고 B씨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 깨끗한 관계 청산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세상은 쉽게 A씨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한 달 뒤, A씨는 '누군가'의 협박을 받기 시작했다.


내연 관계 끝난 줄 알았지만⋯불과 한 달 뒤 시작된 협박

"스토커가 우리의 관계를 알고 언론과 인터넷에 폭로하겠다고 한다."


B씨로부터 급하게 연락이 왔다. B씨는 A씨에게 "스토커가 폭로하지 않는 대가로 5000만원을 요구한다"며 "돈을 보내 달라"고 했다. 스토커에게 '자신들의 부적절한 관계 폭로'를 협박당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실제 누군지 모를 협박범은 A씨에게 직접 A씨와 아내가 함께 찍힌 사진을 보내면서 협박을 시도했다. 그래도 A씨가 세 달 동안 돈을 보내주지 않자, 협박범은 더욱더 강하게 A씨를 압박했다.


A씨의 직장에 등기를 보낸 것이다. A씨가 내용물을 열자, 그 안엔 편지와 각서가 들어있었다. "5000만원을 보내주면 더 이상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동시에 "돈을 보내주지 않으면 가족 등 주변에 불륜관계를 맺은 사실을 알리겠다"고 적혀있었다.


총 1억 2000만원 협박범에게 보낸 뒤에서야 밝혀진 정체

이때부터 A씨는 협박범의 말에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녔다. 우편을 받은 다음 날 점심, 평일이었던 이날 A씨는 요구받은 그대로 5000만원을 협박범에게 보냈다. 그러나 이걸로 끝나지 않았다. 협박범의 금품 요구는 계속됐고, A씨는 이후 5개월 동안 이 협박범에게 시달려야 했다. 그는 총 1억 2000만원을 협박범에게 보냈다. 2000만원을 보내준 바로 다음 날, 추가로 3000만원을 보낸 적도 있었다.


이때까지도 A씨는 경찰에 이 사건을 신고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문자 메시지를 받은 뒤, A씨는 협박범을 고소했다.


"마지막 악의 고리를 끊고 싶다면 5억원을 보내 달라."

"입금을 해주지 않으면 부인과 자녀들에게 모든 것을 폭로하겠다."


A씨의 고소로 경찰은 협박범의 계좌를 추적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의외의 사실이 드러났다. 협박범은 A씨도 아는 사람이었다. 협박범의 정체는 바로 B씨였다. 'B씨의 스토커'가 아니라 본인이 돈을 뜯어내기 위해 자작극을 벌였던 것. 피해 금액은 B씨의 주식투자와 해외 결제 등에 쓰인 것으로 밝혀졌다.


"약점 잡아 금품 요구, 죄질이 매우 불량" 하지만 결과는 집행유예

재판 결과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었다.


지난해 8월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단독 문춘언 부장판사는 공갈, 공갈미수 등의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피고인(B씨)이 피해자(A씨)를 협박해 1억 2000만원을 갈취(喝取⋅남의 것을 강제로 빼앗음)했고, 또한 5억원을 갈취하려고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고 판단했다. 문 판사는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 금품을 요구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피해 금액도 크다"고 판시했다.


다만 ▲반성하는 점,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피고인의 선처를 바라고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사유라고 밝혔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