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인사 남용' 안태근 전 검찰국장 "죄 없다", 추미애 인사에 '정당성' 부여
대법원 '인사 남용' 안태근 전 검찰국장 "죄 없다", 추미애 인사에 '정당성' 부여
1심과 2심에서 직권남용 유죄 받은 안태근 전 검찰국장,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파기환송
남용 논란 일었던 1.8 검찰 인사에 정당성 부여

자신이 성추행한 서지현 검사에게 인사보복을 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은 안태근 전 검사장이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대법원 직권으로 보석 결정을 받아 석방돼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인사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안태근 전 법무부 감찰국장이 대법원에서 사건을 뒤집었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이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이번 판결은 "실질적 목적이 부당하다면 법률로 보장받은 인사권을 행사해도 처벌될 수 있는지"를 정하는 재판이라 큰 관심을 받아왔다. 하필이면 전날(8일) 있던 검찰 인사에서 역시 비슷한 구조의 '인사권 남용' 논란이 일어서 더 관심을 모았다.
8일 검찰 인사의 부당함을 말하는 쪽에서는 안 전 국장의 유죄 판결을 근거로 "안태근이 유죄라면 추미애 장관의 이번 인사 역시 불법 소지가 짙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대법원 판결로 그런 주장은 다소 힘을 잃게 됐다.
안 전 국장은 지난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옆자리에 앉은 서지현 검사를 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이후 서 검사가 이를 문제 삼으려 하자 2014년 4월 정기사무감사와 2015년 8월 정기인사에서 서 검사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서 검사는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 났다. 두 지청은 모두 수도권에서 먼 한직이다.
1심은 "당시 인사 담당 검사는 서 검사 의견을 듣지 않고 통영지청에 배치해 자연스럽지 않은 업무처리를 했다"며 "안 전 국장 지시로서 검사 인사안이 작성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심도 "안 전 국장이 본인 경력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려 인사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사직을 유도하거나 치명타를 가하려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피고인이 인사 담당 검사에게 이 사건 인사안을 작성하게 한 것을 두고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이던 안 전 국장은 재판 직후 풀려났다.
전날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은 청와대와 여권을 수사해 온 검찰의 주요 지휘 라인을 모두 교체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안태근 국장이 유죄를 받은 논리에 따르면 이번 인사 역시 위법한 인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태근 전 국장은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서'라는 ①부당한 목적과 '연속해서 한직에 보내지 않는다'는 ②검찰 인사 관행을 깼다는 근거로 유죄를 받았다.
추 장관의 8일 인사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여권을 수사해온 검사장을 모두 교체한 것을 '정권 보호'라는 ①부당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인사"이며 "발령받은 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대거 교체한 것은 ②관례를 벗어난 인사"라고 주장해왔다. 목적이 부당하고, 관행에도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이상 이런 주장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안태근 전 국장의 사례에 빗대서 추미애 장관을 비판해왔는데, 이제는 빗댄 근거가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