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후 2시 걸려오는 발신자표시 제한 전화, 범인의 정체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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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오후 2시 걸려오는 발신자표시 제한 전화, 범인의 정체 '충격'

2020. 01. 03 17:39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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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려오는 전화에 전기충격기 구입할 정도로 '노이로제'

범인 잡고보니 지속적으로 괴롭히던 전(前) 직장 상사

변호사들이 조언하는 '전화 괴롭힘' 대응법 3가지

매일 같은 시간. 발신자표시 제한으로 전화가 오는 통에 정신적 고통을 겪던 A씨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 그런데 범인은 생각도 못 한 사람이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13:59, '14:00'


핸드폰 화면의 시간이 바뀌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전화벨이 울린다. "설마, 오늘은 아니겠지"라고 되뇌며 조심스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누구세요. 여보세요!"

"......"


발신자표시 제한 전화. 몇 주 전부터 A씨에게 매일 반복되는 일이다. 상대방은 아무 말이 없었다. A씨가 전화를 끊어도 곧이어 다시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벨이 울리고 전화를 끊고, 이 과정이 50번 넘게 반복되고 나서야 멈췄다.


A씨는 업무가 불가능해 해당 전화를 차단했다.


하지만 그 이후, 다른 악몽이 시작됐다. 이번엔 A씨의 퇴근 시간대에 맞춰 수십 통의 전화가 왔다. "찌이익-" 수화기 너머로 무언가 긁는 소리만 지속적으로 들렸다. 발신 번호를 확인하니 A씨 집 근처의 공중전화였다.


A씨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전화에 공포에 휩싸였다. 하지만 당시, A씨가 할 수 있는 건 전기충격기를 구입해 소지하는 것뿐이었다.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


범인의 정체는 충격적이었다. 전(前) 직장 주임 B씨였다. 그는 A씨를 지속해서 괴롭혀 결국 A씨 스스로 퇴사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B씨는 A씨에게 욕설과 험담 등 괴롭힘을 당했었다. 이번에 또다시 그에게 당했다는 사실에 고소하기로 결정했다.


나를 괴롭힌 그를 처벌할 수 있는 3가지 방법

변호사들은 A씨에 대해 3가지 방법을 추천했다.


①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형사 고소

수십 차례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두려움을 준 B씨의 행동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된다.


명산 법률사무소의 명현호 변호사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반복적으로 전화 등을 하였다면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형사고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망법은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부호ㆍ문언ㆍ음향ㆍ화상 또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자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하도록 한다.


②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형사 고소

A씨는 B씨의 지속적으로 반복된 전화로 인해 업무를 방해받았다. 이는 A씨가 전화를 차단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법률사무소 황금률의 박성현 변호사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형법은 제314조(업무방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력을 사용해 타인의 업무를 방해한 행위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등으로 처벌한다.


박성현 변호사는 "피해자 A씨의 근무시간에 가해자가 발신자표시 제한으로 50통이 넘게 전화를 걸어온 것은 그 자체로 위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며 "이로써 A씨가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방해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말했다.


③ 민사 소송으로 위자료 청구

A씨는 B씨에게 받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다.


박성현 변호사는 "B씨가 야기한 공포심이나 불안감으로 피해를 입은 부분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며 "피해 사실, 진단서나 진료확인서 등을 확보해 민사소송에 유리한 자료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 박창규 법률사무소'의 박창규 변호사도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며 피해액은 소정의 위자료 상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변호사들은 만약 보호가 필요하다면 A씨 개인이 전기충격기를 소지해 스스로 방어하는 것을 넘어 경찰에 신변 요청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괴롭힘당한 것, 형량 가중 사유 될 수 있어

A씨가 고통을 겪은 이유는 전화 그 자체 때문이 아니다. B씨의 괴롭힘이 퇴사 후에도 이어졌다는 사실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①과 ②로 B씨를 고소할 경우, '과거 괴롭힘' 사실을 들어 형을 가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박성현 변호사는 "과거 회사에서 괴롭혔던 사안은 근로기준법상의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사건과 별개의 사안인 것은 맞다"면서도 "피해자 A씨가 B씨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까지 했고, 퇴사 이후에도 괴롭힘의 한 형태로 가해자가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나 동기에 있어서 관련성을 가진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이는 죄질이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므로, 양형에 고려될 수밖에 없는 사정"이라고 했다.


박창규 변호사도 "범죄에 대한 참작 사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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