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와 '억대 문항 거래' 현우진·조정식 기소...EBS 교재 사전 유출 혐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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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사와 '억대 문항 거래' 현우진·조정식 기소...EBS 교재 사전 유출 혐의 적용

2026. 01. 15 12:24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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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현직 교사 1명에 최대 1억 8천만 원 지급 확인

대형학원 수십억 원대 연루

현우진,조정식 /연합뉴스

유명 사교육 강사들이 현직 교사들에게 억대 금품을 제공하고 시험 문항을 구매하거나, 아직 출간되지 않은 국가 공인 교재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 결과, 일타강사와 현직 교사 사이의 조직적인 '문항 거래'와 기밀 유출 정황이 상세히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메가스터디 소속 수학 강사 현우진(38)씨와 영어 강사 조정식(43)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교사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현씨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현직 교사 3명에게 수학 문항을 받는 대가로 총 4억 2,000여만 원을 송금했다.


현씨는 사립고 교사 A씨에게 약 1억 6,700만 원, B씨에게 약 1억 7,900만 원을 지급했으며, 교사 C씨에게는 배우자 명의 계좌를 통해 7,530만 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영어 강사 조씨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현직 교사들에게 8,300여만 원을 지급하고 문항을 제공받았다. 특히 조씨는 2021년 1월, 교재 제작업체 대표 D씨를 통해 EBS 수능특강 집필진인 교사 E씨로부터 아직 시중에 풀리지 않은 '2022학년도 수능특강 영어독해연습' 교재 파일을 미리 전송받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E씨는 EBS와 보안 서약서를 작성한 상태였으나 카카오톡을 통해 정답과 본문 파일을 유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입시학원인 시대인재(하이컨시)와 강남대성학원(강남대성연구소) 역시 대규모 문항 거래에 연루됐다. 공소장에는 시대인재 측이 7억여 원, 대성학원 측이 11억여 원을 교사들에게 지급하며 모의고사 및 내신 문항을 사들인 정황이 적시됐다.


"공직자 신분 망각한 금품 수수" 청탁금지법 위반의 법적 쟁점

이번 사건의 핵심 법적 쟁점 중 하나는 현직 교사들에게 지급된 거액의 대가가 청탁금지법상 금지된 금품 수수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등이 직무 관련 여부와 상관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 원, 연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현직 교사는 공립과 사립을 불문하고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등'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공립유치원 임시직 교원이나 사립학교 교원 모두 교육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 보장과 의무를 가진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91. 5. 10. 선고 90다10766 판결 등). 따라서 일타강사들이 교사 1인당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8,0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급한 행위는 법정 상한액을 현저히 초과하여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들이 제공한 문항이 교사의 전문성 및 교육 활동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직무 관련성 또한 명확히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교육 현장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비위 행위로 간주되어 관련 강사들과 교사들 모두 형사 처벌과 더불어 징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보안 서약' 깨고 넘긴 EBS 교재... 업무상 배임교사 혐의의 무게

조정식 강사에게 적용된 업무상 배임교사 혐의는 EBS 교재의 독점적 가치와 보안 유지 의무를 침해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BS 집필 교사 E씨는 교재 내용을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겠다는 집필 약정 및 보안 서약서를 작성했음에도 이를 위반했다. 이는 EBS와의 신뢰 관계를 저버린 임무 위배 행위에 해당한다.


검찰은 조씨가 D씨를 통해 E씨의 배임 행위를 적극적으로 유도(교사)했다고 판단했다. 형법 제31조 제1항에 따르면 타인을 교사하여 죄를 범하게 한 자는 죄를 실행한 자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받는다. 법조계는 미출간 교재 유출이 EBS의 영업비밀을 침해하고 저작권을 위반한 행위인 만큼, 조씨에게 적용된 배임교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그 처벌 수위가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대형 학원들이 수억 원에서 십억 원대 자금을 동원해 문항을 거래한 행위는 사교육 시장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무너뜨린 부정경쟁행위로 평가될 소지가 크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두13018 판결 등)가 교직의 종속성과 공공성을 강조해온 만큼, 이번 '검은 카르텔'에 가담한 교육계 인사들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현우진 측 "수능 문제 유출 아냐... 정당한 문항 수급 채널 중 하나"

이러한 사태에 대해 현우진 강사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반박했다.


현 씨 측은 우선 “수능 문제를 유출한 사실이 없으며, 교사라는 이유로 프리미엄을 준 것이 아니라 오직 문항 퀄리티에 근거해 정당한 보수를 지급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해당 교사들은 이미 집필 경력이 풍부한 전문가들이며, 적법한 절차를 거친 거래인 만큼 ‘사교육 카르텔’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정 집단 편중 우려에 대해서도 “온라인을 통해 전국의 모든 수험생이 구매할 수 있는 자료”라고 일축하며, 향후 모든 강의와 교재 발간 일정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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