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엉덩이 때리고 뒤에서 껴안았다"는 직장 동료…배심원 만장일치 '무죄', 왜?
[무죄] "엉덩이 때리고 뒤에서 껴안았다"는 직장 동료…배심원 만장일치 '무죄', 왜?
법원 "진술 오락가락, 퇴사 이유도 불분명"
피해 사실 과장 가능성 배제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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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동료에게 세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40대 여성의 사건에서, 법원이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셔터스톡
직장 동료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40대 여성의 고소 사건에 대해, 법원이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는데, 7명의 배심원 역시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렸다.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에도 불구하고 법원과 배심원이 만장일치로 피고인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무엇일까.
가디건 벗기고, 뒤에서 껴안고, 엉덩이까지…구체적인 피해 호소
사건의 발단은 2023년 8월, 파주시의 한 스크린골프장에서 시작됐다. 피해자 B씨(43)의 주장에 따르면, 동료 직원이었던 A씨의 추행은 약 일주일에 걸쳐 세 차례나 이어졌다.
- 8월 12일, 가디건을 입으려는 B씨에게 "입지마"라고 말하며 옷을 잡아 벗겼다.
- 8월 17일, 정수기에서 물을 받던 B씨를 뒤에서 갑자기 끌어안았다.
- 8월 18일, 오픈 준비를 하던 B씨의 오른쪽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렸다.
B씨는 이로 인해 "성추행 때문에 일을 못 하겠다"며 직장을 그만뒀고, 피고인 A씨로부터 "저의 행동에 불쾌감이 있었다면 깊이 사과드린다"는 사과 문자까지 받았다. 모든 정황이 A씨에게 불리해 보였다.
배심원 만장일치 '무죄'…법원, "고소인의 진술 믿기 어렵다"
하지만 의정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오창섭)와 7명의 배심원은 피고인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고소인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혐의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법원이 고소인의 진술 신빙성을 의심한 결정적인 이유는 세 가지였다.
① 오락가락한 피해 진술
재판부는 고소인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고소인은 수사기관에서 범행 순서나 날짜를 명확히 기억하지 못했고, 특히 가장 수치스러웠다고 주장한 '엉덩이 폭행' 사건 이후에도 하루 더 정상 출근한 것으로 기록됐지만, 법정에서는 "그 사건 직후 바로 그만뒀다"고 진술을 바꿨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이례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진술을 변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② 성추행 아닌 '직장 내 갈등' 때문에 그만뒀나
피고인 A씨는 "성추행이 아니라, 다른 여직원과의 갈등으로 인해 고소인이 퇴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고소인은 퇴사 당시 동료 직원 단체 채팅방에 '본인에 대한 억측과 뒷말을 삼가달라'는 글을 남겼을 뿐, 성추행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A씨의 사과 문자 역시 이 뒷말 문제에 대한 사과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③ 40일 만의 뒤늦은 고소, CCTV 확보엔 소극적
고소인이 가장 충격적이었다고 밝힌 '엉덩이 폭행' 사건은 정작 외부 상담기관 상담 기록에서는 누락되어 있었다.
또한 피고인이 "기억이 안 나니 CCTV를 함께 확인하자"고 여러 차례 제안했음에도, 고소인은 40일 이상 지난 뒤에야 피고인과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고 다음 날 고소장을 제출했다. 재판부는 증거 확보에 소극적이었던 고소인의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봤다.
결국 재판부는 "고소인이 직장을 그만두면서 발생한 일말의 사건으로 인해 피해 사실을 과장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피고인의 행위가 범죄라는 점이 명백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