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139명만 자수했다…끝까지 숨은 AVMOV 회원들, 처벌 피할 수 있을까
겨우 139명만 자수했다…끝까지 숨은 AVMOV 회원들, 처벌 피할 수 있을까
경찰, 서버 통째로 확보해 다운로드 61만 건 분석
변호사 "삭제해도 소용없어, 댓글만 달았어도 공범"

국내 최대 불법 촬영물 사이트 AVMOV 수사가 본격화됐다. 무료 포인트 이용, 스트리밍 시청, 댓글 작성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연합뉴스
회원 수만 54만 명. 국민 100명 중 1명꼴로 가입했다는 거대 불법 촬영물 공유 사이트 'AVMOV'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이 해당 사이트의 서버 자료를 통째로 확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수사망을 피하려는 이용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달 2일 기준으로 이미 139명이 "영상을 본 적 있다"며 자수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유승민 작가가 수사 상황과 법적 쟁점을 정리했다.
"몰랐다"고 하기엔 너무나 명백한 '고의성'
이번 사건에서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변명은 "불법인 줄 몰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사이트의 구조상 그런 변명이 통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 사이트는 2022년 개설된 폐쇄형 커뮤니티로, 가족이나 연인을 몰래 촬영한 영상이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공유하는 곳이다. 회원가입 없이는 게시물을 볼 수 없다.
법무법인 에스제이파트너스의 이동현 변호사는 "사이트 자체가 지인들 몰카를 올리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있다는 걸 알고 가는 곳이기 때문에 고의가 입증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사기관에서는 방조 혐의 등으로도 충분히 엮을 수 있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댓글 하나가 당신을 공범으로 만든다
"유료 결제는 안 하고 무료 포인트로만 봤으니 처벌 안 받지 않겠냐"는 기대도 만연하다. 하지만 법무법인 JK의 이완석 변호사는 "결제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 변호사는 "영상에 댓글을 달면 포인트를 주고, 그 포인트로 영상을 보는 구조"라며 "불법 촬영물에 댓글을 다는 행위 자체가 배포를 돕는 행위, 즉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처벌을 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전적 거래가 없었더라도, 댓글을 제공하고 불법 콘텐츠를 소비한 셈이다.
서버 열렸다... 삭제는 곧 '구속' 지름길
경찰이 확보한 서버 자료 양은 방대하다. 영상 다운로드 기록 61만 건, 댓글 작성 기록 24만 8,000건, 유료 결제 내역과 접속 로그, IP 주소까지 모두 경찰 손에 들어갔다. 누가, 언제, 어떤 영상을 봤는지 낱낱이 특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불안한 마음에 가지고 있던 영상을 급히 삭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최악의 수다.
법조계 관계자는 "영상을 지우는 행위는 증거 인멸에 해당해 오히려 구속 사유가 될 수 있는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사람을 성적 대상으로만 봐"... 변호사도 혀 내두른 죄질
처벌 수위는 시청한 영상 종류에 따라 갈린다. 불법 촬영물 소지·시청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의 경우 벌금형 없이 곧바로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은 지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비중이 높아 'N번방' 사건보다 죄질이 더 나쁘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사 과정에서 포렌식 자료를 직접 본 이동현 변호사는 "기분이 더러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 변호사는 "인간 대 인간으로 보는 게 아니라 상대를 성적인 대상으로만 취급하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전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