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교통사고, 무조건 민식이법으로 강력 처벌? '전치 10주' 중상에도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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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 교통사고, 무조건 민식이법으로 강력 처벌? '전치 10주' 중상에도 무죄

2021. 06. 28 16:28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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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스쿨존에서 벌어진 교통사고⋯피해 아이 전치 10주의 중상 입어

운전자, 일명 '민식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지만⋯재판부 '무죄'

"전방, 좌우 주시 잘했어도 사고 피하기 불가능했을 것"

민식이법 시행 이후로, 스쿨존에서의 사고는 곧장 무거운 처벌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생겼다. 하지만 28일 대전지법에 따르면, 스쿨존에서 아이를 차로 친 사고에 대해 법원이 '무죄'로 판단한 사례가 나왔다. 아이가 전치 10주의 중상을 입었음에도 그랬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강력하게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민식이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3). 민식이법 시행 이후로, 스쿨존에서의 사고는 곧장 무거운 처벌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생겼다. 이번처럼 어린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하지만 28일 대전지법에 따르면, 스쿨존에서 아이를 차로 친 사고에 대해 법원이 '무죄'로 판단한 사례가 나왔다. 아이가 전치 10주의 중상을 입었음에도 그랬다.


재판부는 '공주시간(空走時間)'을 바탕으로 운전자가 해당 사고를 막을 수 없었다고 봤다. 과연, 공주시간은 무엇이고 왜 무죄의 근거가 된 것인지 알아봤다.


"사고 피하기 어려웠을 것" 재판부가 판단한 근거는 '0.6초'

A씨가 스쿨존에서 사고를 낸 건 지난해 12월. 당시 A씨는 대전 유성구의 한 스쿨존에서 천천히 운전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인도에서 뭔가가 뛰어나왔다. 근처에서 술래잡기를 하던 '아이'였다.


A씨의 차량에 치인 아이는 전치 10주의 치료가 필요한 중상을 입었다. 이후 A씨는 민식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어린이 안전에 각별히 주의하며 운전해야 할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봤다.


하지만 1심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12부 재판부(재판장 유석철 부장판사)는 '공주시간'을 바탕으로 운전자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공주시간이란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은 뒤 실제로 제동이 되기 시작할 때까지의 시간이다. 운전자의 반응이 느리거나 과속을 할수록 공주시간이 길어진다.


관련 논문 등에서 말하는 통상적인 공주시간은 0.7~1초. CC(폐쇄회로)TV와 차량 블랙박스를 통해 확인한 A씨의 공주시간은 그보다 짧았다. 재판부는 "아이가 블랙박스 등 영상에 보이는 시점부터 차량 충돌 시점까지 시간은 약 0.5∼0.6초로 보인다"며 "이를 바탕으로 봤을 때 운전자가 전방, 좌우 주시를 잘했더라도 사고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봤다.


즉, 사고 당시 A씨가 아이를 발견하고 차를 멈출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설령 아이를 인지한 이후 물리적으로 가능한 최단 시간 안에 제동했더라도 사고를 피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운전 중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했다.


스쿨존 사고라고 무조건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선 운전자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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